민주 vs 한국 지지율 격차 '널뛰기'…정치공방 된 통계

[the300]닷새만에 4.4%p→13.1%p…리얼미터 "충분히 가능한 일, 정치공세 수단 삼으면 안돼"

한지연 기자 l 2019.05.16 17:26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사이 9%포인트 가량 널뛴 것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통계 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했고, 한국당은 민주당의 개입설까지 제기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통계 결과를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불신을 키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13일~15일간 조사해 16일 발표한 5월 3주차 주중집계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43.3%, 한국당은 30.2%로 격차가 13.1%포인트였다. 지난주 4.4%포인트였던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새 8.7%포인트로 커졌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이 5일 연속 상승한 반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같은 기간 계속 떨어졌다고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광주 행과 불교행사에서의 논란때문에 한국당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리얼미터의 통계 결과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출발선을 끊었다. 이 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기념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군데만 '이상한' 결과를 보도하고, 다른 곳은 대체적으로 (민주당과 한국당 격차가) 15%포인트 정도 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두 당의 격차가 근접한 건 사실이 아니다"며 여론 조사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한국당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은 결과를 보인 여론조사 자료를 취재진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날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결과가 발표되자 한국당도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한마디에 갑자기 민주당 지지율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불리한 여론조사를 '이상한 것'으로 매도하는 집권당 대표나, 집권당 대표 말 한마디에 뒤바뀌는 조사결과나 모두 정상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지지율 불신 표명은 제로섬(어떤 시스템 전체의 이익이 일정해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일 수 밖에 없는 정당 지지율 통계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정치공세라고 봤다. 이번 논란 역시 민주당이 4.6%포인트, 한국당이 4.1%포인트로 각 정당이 일주일 사이 충분히 변동 가능한 5%포인트이내의 변화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이 같은 기간에 겹치며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처럼 해석됐다는 것이다.
각 정당의 지지율이 일주일 사이 5%포인트 가까이 변동된 사례/사진=리얼미터 제공


실제로 일주일 사이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 가까이 변화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7년 5월 1주차와 2주차 조사결과에서 한국당은 4.5%포인트의 지지율 하락, 민주당은 같은 해 4월 3주와 4주차 조사결과에서 5.2%포인트의 지지율 하락을 보였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일주일 사이 지지율이 벌어진 것은 특정한 시점에 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중첩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의 거듭된 논란과 길어진 장외 투쟁으로 인해 국민들이 싫증을 느낄 시기에 민주당은 원내지도부의 교체를 통해 국회 공백을 되돌리려 노력하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조정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조정효과는 어느 수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거나 내리면 특별한 요인이 없어도 자연적으로 그 수치가 평균을 지향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당은 지난 2월 전당대회 이후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였다.

권 실장은 "정당들이 유리할 땐 조사결과를 그대로 쓰고, 불리할 땐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하다"며 "정치권의 정치공세에 조사기관들이 '을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단걸 알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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