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끝" 靑의 배수진…총선 '필승'과 '집착'의 사이

[the300][뷰300]집권 3년차 맞아 경제성과-적폐청산 공세

최경민 기자 l 2019.05.21 05:35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2019.05.0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 박근혜 정권의 실질적인 몰락의 시작은 2016년 4·13 총선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획득해 원내 1당에 올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122석에 그치며 과반확보에 실패했다. 이때 확립된 여소야대 구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내며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선이 곧 정권의 분기점이었던 셈이다.

# 총선이 다시 1년 앞(2020년 4월15일)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권의 차례다. 여당이 승리한다면 집권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로 재편될 경우 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차기 권력 창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패배한다면 모든 것을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레임덕의 시작이다.

# 문재인 정권은 집권 2주년(지난 10일)을 넘긴 이후 "우리 경제는 견실하다"는 것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고용이 비관적인 예측을 뛰어넘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거시경제는 굉장히 탄탄하다"고 밝혔다. "경제 파탄"을 앞세운 야권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 정치적으로는 적폐청산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 학살의 책임자 등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한국당의 전신은 5·18에 책임 있는 전두환 정권 민주정의당"이라고 공세를 편다. 문 대통령은 아예 야당을 직접 겨냥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게 안타깝다.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낡은 이념의 잣대"라고 비판했다.

# 집권 3년차가 시작되자 마자 '경제 성과'와 '적폐청산'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1년 앞둔 총선에서의 '필승 의지'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여권은 크게 △촛불혁명 이후 개혁완수 △차기 권력 창출을 통한 성공한 정부 달성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모두 이루기 어려워지는 과제다. 청와대에는 여소야대 국면으로 인해 구상해온 정책을 마음껏 펴지 못해온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도 하다.

# 적폐청산 담론 주도 속에, 구체적인 국정운영의 성과가 올 하반기부터 나올 경우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고용상황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총선 필승의 '의지'를 담아 공세적인 정책성과 홍보가 지속될 게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에 좋은 면도 있는데, 안 좋다는 말만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 신경써야 할 것은 총선 필승의 '의지'가 '집착'으로 전환되는 경우다. 국정운영의 성과가 총선 승리로 이어지게 만들어야지, 총선 승리 자체를 목표 삼는 것은 곤란하다. 국민의 시선은 정확하고 냉정하다. 청와대가 선거에 집착을 한다면, 이를 한 눈에 꿰뚫고 등을 돌릴 것이다. '금수저-흙수저'를 비롯한 양극화 이슈를 외면하고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며 총선에 집착을 했던, 그 결과 자신의 몰락을 앞당긴 총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의 교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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