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경 시정연설 기회도 없나" 개탄…野에 6번째 심의촉구

[the300](상보)"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 없다…간곡히 부탁"

최경민 기자 l 2019.05.20 16:02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5.20.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심의 및 처리를 촉구했다. 한 달이 채 안 된 기간 동안 6번의 추경 처리 당부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한 달이 다가오도록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국민들 사이에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은 만큼, 추경이 실기하지 않고 제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속한 심의와 처리를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시정연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하면서도 "세계적인 경제 여건의 악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라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국회가 힘을 더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던 바 있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및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이슈로 인해 국회가 '올스톱'된 상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날까지 총 6번(4월29일 수보회의, 4월30일 국무회의, 5월9일 2주년 대담, 5월14일 국무회의, 5월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 5월20일 수보회의) 직접 마이크를 잡고 "추경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줄곧 '민생을 위한 협치'를 언급해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은 미세먼지와 강원도 산불, 포항지진 등 재해대책 예산과 경기 대응 예산,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재해대책 예산의 시급성은 정치권에서도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경기 대응 예산도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으로부터의 회복을 위해 절박한 필요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는 우리에게 재정 여력이 있음을 이유로 9조원의 추경을 권고한 바 있지만 정부의 추경안은 그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 재정악화와도 거리가 멀다는 의미다.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는 친환경차의 내수·수출이 모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정부의 재정투자와 정책지원이 산업 초창기에 미래산업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곧 발표하게 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관계 장관회의 등을 거쳐서 잘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쟁력의 근거로는 △바이오시밀러 세계시장 3분의2 점유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2위 △산부인과용 초음파 영상진단기기 세계1위 △치과 임플란트 세계 5위 등을 들었다.

지난 14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EU(유럽연합)의 화이트리스트에 7번째로 등재된 것 역시 언급하며 "EU에 의약품을 수출할 때, 제조․품질 관리기준 서면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됐다. 국산 의약품의 수출 확대와 관련 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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