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단도미사일' 해프닝…"실수했다, 단거리 미사일"

[the300]'단거리 미사일' 적힌 것 잘못읽어…통역도 'short-range missiles'

최경민 기자 l 2019.05.21 15:25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19.05.21.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발사체를 '단도미사일'이라고 잘못 언급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한·미 군 주요 직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케네스 윌즈바흐 주한미군사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맨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밝혔다. '단도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 '단거리 미사일'을 섞은, 일종의 말 실수였다.

현장에서 '단도미사일'은 발음상 기자들에게 '탄도미사일'로 간주됐다. 만약 문 대통령이 '탄도미사일'을 언급했다면 우리 정부가 북측의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이라고 인정한 최초의 일이 된다. 지난 17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발사체를 주한미군이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결론내렸다는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했던 바 있다.

'탄도미사일' 임이 공식 확인될 경우 문제가 커지게 될 수도 있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9일 KBS 대담에서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했었다.

청와대 기자단은 춘추관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언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확인 요청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탄도미사일이라고 하신 게 맞는가"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내가 그렇게 말했나. 단거리 미사일이죠"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고 대변인과 조한기 제1부속실장을 통해 "실수했다"는 뜻을 전해왔다. 고 대변인도 "대통령 발언 중 ‘단도미사일’은 확인해 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한 것"이라고 바로 잡았다.

실제 미리 마련됐던 문 대통령의 발언자료에는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적혀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이를 옮겨 읽는 과정에서 잘못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역이 갖고 있던 발언자료에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적혀있었고, 통역은 그것을 보고 'short-range missiles'라고 미군 관계자들에게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