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추도식 참석 한국당에 "여기가 어딘데 오냐" 비난 나온 이유

[the300]'한때 친노' 조경태 최고위원, 참여정부 마지막 행자부 장관 박명재 의원 등 헌화

백지수 기자, 김해(경남)=김하늬 기자 l 2019.05.23 18:18
조경태(앞줄 왼쪽에서 세번째)·박명재(앞줄 왼쪽에서 두번째)·신보라(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 옆 생태문화공원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인 23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러 온 일부 시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조경태 최고위원과 신보라 청년 최고위원, 박명재·장제원 의원 등이 황교안 당대표를 대신해 참석했다.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에서 활동하는 홍태용(김해 갑)·서종길(김해 을) 원외 당협위원장도 대표단으로서 함께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들이 추도식 후 참배 행렬을 따라 노 전 대통령 묘역인 너럭바위에 등장하자 일부 시민들이 야유를 보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다음 순서로 분향하러 앞에 나서자 고함소리가 더 커졌다. "여기가 어디인데 오냐", "나와라" 등의 외침이 나왔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이 한때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다는 점이 오히려 여권 성향 추모객들의 반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한때 '원조 친노(친 노무현)'로도 불렸던 인물이다. 16대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의 정책보좌역으로 일했고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19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지냈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으로 당적을 옮겨 당선됐다. 

박명재 의원도 정계 입문 전에는 참여정부 인사로 활동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관료 출신으로 김대중(DJ) 정부 시절에도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입당이 한번 막히기도 했다.

여권에 직접 몸 담은 이력은 없지만 신보라 최고위원은 친 민주당 성향이 강한 호남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당은 전날 이들을 황 대표 대신 보내며 "황 대표가 마땅히 추도식에 참석해야 하나 현재 진행 중인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강원도 고성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화합과 통합 정신을 기린다. 우리 사회가 통합 사회, 큰 길로 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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