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北 조의·조화 아쉽지만 김여정 나오는 것 큰 의미"

[the300]"북측 '책임있는 인사'에게 전달하겠다 한 것, 의미있는 변화…남북·북미 정상회담 계기 되길"

이재원 기자 l 2019.06.12 16:48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고(故) 이희호 여사의 서거에 북한이 조문단 파견 없이 조의와 조화만을 전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아쉬움도 있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나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이 여사가 서거한 만큼 조문사절을 바랬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수령하기 위한 일행은 이날 오후 3시20분 청와대에서 통일각으로 출발했다. 

수령단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등이 포함됐다. 박 의원은 이 여사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참여했다. 

박 의원은 "오후 5시 통일각에서 북측 김여정 제1부부장으로부터 조의문과 조화를 수령한 뒤 담소 후 절차를 거쳐 신촌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서 유족과 장례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추후 절차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국민과 민족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던 이 여사의 유언장을 언급하며 "오늘 입관식에서 여사님께 여사님의 기도에 응답이 있었다고 말씀드렸다"며 "북 정부에서 우리정부의 책임있는 인사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 한 것은 어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좋은 친서'와 함께 의미있는 북측의 변화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또 박 의원은 "우리 정부의 책임있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이 (조의·조화를)수령하다는 것은 하노이회담 이후의 대북관계를 고려할 때 큰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서거할 당시 북한 김기남 비서, 김양건 통전부장 등 조문사절단이 청와대를 방문해 막혔던 남북대화의 길을 터줬다"며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웃으며 악수하며 사진을 찍고 송이버섯 선물까지 받고도 대화를 막아버렸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이 여사의 서거와 기도가 남북 정부간 고위급 대화로, 남북정상회담과 미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이는 계기를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의적으로 고(故) 이희호 여사 빈소에 조문 사절을 올려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이희호 여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북한을 방문해 조문했었고 이때 아마 한국 최초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며 "동양 미덕에, 특히 한국은 관혼상제에서 가면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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