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도 한국 전통마을 관광하고 싶다"

[the300]국익을 대하는 정치권의 품격

김성휘 기자 l 2019.06.12 18:18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3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G20 회의장의 정상 휴식공간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2018.12.05.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3월11일 오후 브루나이 템부롱 교량 건설현장 방문을 마친 후 브루나이 영빈관에 마련된 대통령 숙소 서재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전화로 보고를 받고 있다. 2019.03.11.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photo@newsis.com

유림과 보수의 고향 경북 안동.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차남인 앤드류 왕자(요크 공작)가 지난달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가 20년 전인 1999년 다녀간 코스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다. 

엘리자베스 2세는 안동에서 73번째 생일상을 받고 하회별신굿도 관람했다. 이 이벤트는 한국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리고 한-영 관계도 한 차원 끌어올린 계기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 장소는 전통 한옥 '담연재', 배우 류시원씨 부친인 고(故) 류선우 옹의 자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5년 안동엔 다른 손님도 다녀갔다. 고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미국대통령(아버지 부시)이다. 그는 부인 바버라 여사와 함께 와 풍산고등학교에서 강연도 했다. 이 부부가 서애 류성룡의 뜻을 잇는 병산서원에 앉아 고즈넉한 한국의 풍광을 즐기는 모습은 돈독한 한미 관계를 보여준 걸로 평가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의 진가도 재확인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2009년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아들 부시)도 안동을 찾았다. 그도 풍산고에서 4년전 아버지처럼 강연했다.

정치는 원래 시끄러운 것이다. 공격과 방어, 일진일퇴 속에 칼을 품은 언어가 무기다. 그래서 "정쟁은 나쁜 것"이거나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이를 위한 해외순방까지 공격하는 것 말이다.

산좋고 물좋은 경북 안동이야말로 냇가에서 고기 잡는다는 '천렵'에 제격이다. 부시 부자는 공화당 출신. 그때 미국 민주당 정치인이 "나도 한국 시골 관광하고 싶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멀리 갈 것 없이 2019년의 미국 민주당을 본다. 자국내에선 "트럼프 탄핵" "트럼프 감옥"을 입에 달고 살아도 미-중 무역전쟁,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딴죽을 걸지 않는다. 국익을 대하는 정치권의 품격이다.

모든 순방을 싸잡아 '해외 나들이' 식으로 보는 것도 문제다. 외교일정은 상대국과 함께 만든다. 수교 60주년을 맞은 나라의 국빈방문 초청이 "자, 놀러 오세요" 정도일까. 외교 상대를 깎아내리면 그게 외교결례다. 이러면 우리가 그토록 중시하는 '국익'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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