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들의 1년…"우리 지역 더 잘살게" 뜨거운 열정

[the300][지방선거 1년-③시도지사 열전]

이지윤, 김평화, 이원광, 한지연, 이재원, 백지수 기자 l 2019.06.14 08:00
전국 17개 광역, 226개 기초 자치단체는 '잘살기' 위해 경쟁한다. 중앙정부는 전국이 모두 고르게 잘살도록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시장, 도지사, 군수, 구청장들은 저마다의 정책으로 주민들이 더 잘살게 하려 애쓴다. 나아가 대통령과 같은 더 큰 리더가 되는 꿈도 꾼다. 6·13 지방선거 1년을 맞아 전국 주요 시도지사들이 지난 1년간 '잘살았는지' 그들의 공약 이행 노력과 리더십 등을 통해 살펴봤다. 첫 순서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등 수도권의 자치단체장들의 1년을 돌아봤다.

◇오거돈 부산시장=3전 4기의 도전 끝에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장으로 취임한 오거돈의 1년은 어떠했을까. 오 시장은 당선 이후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5대 도시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163개의 세부공약사업을 확정지었다. 오 시장은 △일자리가 풍성한 경제혁신도시 △청년의 미래를 여는 스마트도시 △가족이 행복한 건강안전도시 △문화가 흐르는 글로벌 품격도시 △시민이 주인인 시정참여도시를 약속했다. 

◇공약이행 우수…일자리‧수소경제 주력=5대 도시목표에 비춰봤을 때 지난 1년 동안 오 시장의 종합적인 공약이행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시는 △일자리가 풍성한 경제혁신도시 목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부산시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19년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에서 우수사업 부문 '최우수상', 공시제 부문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 부산시는 1만여개의 일자리가 예상되는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1000여개의 일자리가 예상되는 파워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등에 나서면서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청년의 미래를 여는 스마트도시 목표를 위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등의 시범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2021년까지 총 2조208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기반 생활혁신과 수소연료발전을 통한 에너지 100% 자립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족이 행복한 건강안전도시 목표를 위해 '아이다(多)가치키움' 등의 보육종합정책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부산시는 지역 내 어린이집이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되도록 의무화를 이뤄냈다. 나머지 목표에서도 일정부분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부산시는 오 시장 임기 내까지 163개의 세부공약사업 중에서 142개의 사업을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도는 하위권…'포용성'은 만점=오 시장에 대한 여론지지도는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이나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2018년 7월 오 시장의 첫 직무수행 지지도는 38.5%로 13위를 차지했다. 이어 오 시장은 2018년 8월 36%로 15위, 2018년 9월 36.1%로 16위를 차지했다. 이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인 오 시장의 지지도는 2019년 5월 42.5%로 13위를 나타냈다. 다만 부산시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험지에 속하기에 이같은 낮은 지지도가 나오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역대 시장의 행보와 비교해볼 때 오 시장의 포용성은 높게 평가된다. 오 시장은 부산시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이었던 '형제복지원'에서 발생한 인권유린 사건을 30년 만에 공식 사과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이어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지원 조례가 제정되면서 오 시장은 부산시 차원의 피해자 명예회복 사업과 피해신고센터 운영 등의 활동을 공식화했다. 또 오 시장은 부산시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했던 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15차례 넘는 물밑 대화를 진행해 합의를 이끄는 등 인권 문제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행정가 출신 국비 유치 '실속왕'='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계획' 국가사업 확정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산유치 확정은 오 시장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더욱이 오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정부지원 공모사업을 유치해 조 단위가 넘는 국비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실리도 챙겼다. 부산시는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계획' 국가사업 확정으로 총 사업비가 6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중 국비로 1조1997억을 지원받는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총 사업비 218억원 중에서 국비로 158억원을 구성했다.

행정가 출신인 오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국회를 찾아 동남권 관문공항 등 부산시 현안 해결을 위한 중앙의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오 시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남권 관문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어 문제 해결에 다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1일 오 시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나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지만 양 원장은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이자 산업화의 성지"라며 즉답을 피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송철호 울산시장은 1년 전 지방선거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같은 지역 선거에 나서 여덟번 연속 패배했다. 그러면서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아홉번째 도전에서 승리하며 울산시장이 됐다.

그토록 바라던 울산시장이 됐지만, 울산시는 위기 상황에 놓여있었다. 경제기대에 가득차 울산시청에 발을 들였지만 울산의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취임한지 1년이 됐지만 울산 지역의 고용, 인구, 수출 등 각종 지표는 여전히 '흐림'이다. 전국 지자체장 지지율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는 이유다.

송 시장의 1년을 되돌아보면 실속은 있었다. 지역 주요 사업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는 등 성과를 냈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의견을 나눈다.

◇'수소도시' 울산, 지역 경제 회복 이끌까=송 시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약들을 내걸었다. 송 시장은 특히 수소산업을 발전시켜 울산을 수소산업 선도도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인만큼 송 시장은 수시로 청와대와 중앙정부 부처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울산시를 방문해, 울산이 세계적 수소선도도시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이 취임하며 울산시는 글로벌 수소도시 10대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에는 현대차에서 50만대 규모의 수소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울산시는 10년 내 수소충전소 60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지난 4월 지자체 2000억여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수소연료전기차 보급 사업에도 180여억원이 배정됐다. 수소산업이 미세먼지 해결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다.

송 시장은 최근 울산 지역 원로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소 자동차 뿐만 아니라 열차, 선박 등 수소산업의 발전 방향이 방대한 만큼 이를 울산형일자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외곽순환도로, 산재전문 공공병원 입지 선정=송 시장 취임 이후 울산은 여러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서 혜택을 입었다. 특히 1조원 규모 울산외곽순환도로와 외동~농소 간 국도건설 사업이 예타면제사업으로 선정됐다.

울산외곽순환도로가 완공되면 울주군 두서면에서 울산 북구 강동 해안까지 자동차로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총 사업비 2333억원이 투입되는 산재병원이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일원에 건립키로 최근 결정된 것도 송 시장이 이뤄낸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는 울산의 첫 국립병원이다.

◇지지율·주민생활 만족도 '최하위', 이유는?=송 시장은 인기가 높은 편이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2~28일 전국 성인 남녀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직무 수행 지지도를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송 시장의 지지율은 17위, '꼴찌'로 나타났다. 지지율이 33.5%에 그쳤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7월부터 매월 광역단체 지지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송 시장은 11번의 조사 중 8번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역경제 개선 성과가 체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함께 조사된 광역 시·도별 주민생활 만족도에서도 울산은 39.3%에 그쳤다. 이 역시 최하위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에 변화가 드러나야지만 송 시장 지지율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경남지사=‘문재인의 남자’, ‘여권 실세’, ‘잠룡’.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1년 동안의 도정에서 수식어만큼이나 강한 정책 추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며 국정 철학을 공유한 결과다. 김경수의 경남은 문재인정부 정책의 ‘테스트 베드’로 불린다.

다만 ‘드루킹 재판’이 극복해야 할 난제다. 김 지사는 1심 재판에서 댓글 조작에 연루된 협의(업무방해)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김 지사는 물론 경남 도정에도 치명타였다. 2심 재판에서 명예를 회복하고 경남 발전의 가시적 성과를 더내겠다는 것이 김 지사의 계획이다.

◇공약 이행력…정권 실세의 '연타석 홈런'=김 지사는 올해 서부경남KTX(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관철시켰다. 경남도민의 숙원사업을 이뤄내고 지역발전과 공약이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서부경남KTX 조속 추진 및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광역교통기구 설립’을 10대 핵심 공약 중 가장 앞세웠고, 5조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정부의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를 창원에 유치하면서 ‘정권 실세’임을 재차 입증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플랫폼, 공정 자동화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신사업을 창출하는 김 지사의 ‘제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은 속도가 붙었다.

◇행정·정무 리더십…중앙부처 공무원들 만나 설득=김 지사는 ‘그립’(추진력·실행력)이 강하다. 김 지사와 함께 일하는 경남도청 공무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고생 끝에 마련한 기안이 현실화되는 모습에 경남도청 직원들은 신바람이 난다. 김 지사 업무 방식에 대한 내부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사업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중앙부처 주무 장관은 물론 실·국장과 과장급 공무원까지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다. 여권 실세의 부지런함에 부처 공무원들은 진땀을 흘린다. 한 경남도청 관계자는 “지사가 ‘힘’이 있다는 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꼭 좋은 것 같지 않다(웃음)”며 반어적으로 김 지사를 평가했다.

◇인지도 변화…전국구 ‘네임 밸류’=김 지사는 초선 현역의원을 지내다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전국 단위의 인지도를 갖고 있다. 김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 지방선거에 도전한 것도 친문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뤄졌다.

‘드루킹 사건’은 역설적으로 김 지사의 존재감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지지층에는 여권 실세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반대편에서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더 크게 키웠다.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두고 여권은 ‘양승태 적폐사단’의 조직적 저항이라고 역공을 펼치며 김 지사를 방어하는데 애썼다.

◇차기 대권 가능성…드루킹을 넘어라=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에서 다수의 대선주자가 거론되지만 김 지사는 ‘친문계 잠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뚜렷한 지지 기반과 당내 세력은 김 지사의 힘이다.

지지율 상승세가 꺾인 점은 고민거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해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 지사 지지율은 7.3%를 기록했다. 당시 1위였던 이 총리(13.9%)와 6.6%p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조사에서 김 지사 지지율은 4.8%로 하락했다. 이 총리와 격차도 16%p로 벌어졌다.

결국 드루킹 사건이 문제라는 분석이다.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권 지지층이 선뜻 김 지사 지지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무수행 여론조사…요동치는 PK 민심=전국 단위 인지도가 지역 민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도 고민이다. 제조업과 골목상권의 장기 침체 등으로 PK(부산·경남) 민심은 요동친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김 지사는 긍정평가 39.9%를 기록하며 전체 1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긍정평가 45.4%(전체 9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반등을 위해선 스마트 산단 등 제조업 혁신 정책 성과가 조기에 나타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용섭 시장(68)이 이끄는 광주광역시의 핵심 목표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정통 관료이자 재선 국회의원 출신의 이 시장은 노련미를 바탕으로 단 1년만에 광주를 살아있는 청년 도시로 만들어냈다. 세계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주도 사회 대통합형 노사상생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사업을 성사시켰다. 또 노동이 존중받고 기업하기 좋은 '노사상생도시'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시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이다. 관세청장을 지내고 참여정부 땐 국세청장으로 발탁됐다.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과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이후 광주 광산을에서 18대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아온 정치인답게 시정을 맡은지 1년만에 유감없이 경륜을 뽐내고 있다.

◇일자리 창출 매진한 1년…실속 잡았다=일자리 만든 이 시장의 가장 큰 업적은 단연 노사형 상생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가 꼽힌다. 광주는 현대자동차와 지난 1월 말 '반값 임금'과 '임금·단체협약 협상 유예'를 골자로 하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을 맺었다.

당시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 유예'와 관련해 협약식이 미뤄지는 등 노 측과 사 측이 갈등을 빚었지만, 이 시장이 나서 오해를 풀어내 결국 협약을 이뤄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한 근로조건·노사 관계 안정과 신규 일자리 창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이 시장의 노력은 민관을 가리지 않는다. 이 시장은 올해부터 일자리 중심 투자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또 광주 지역의 기업이 국내 시장뿐아니라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지원제도 역시 제공한다.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수출 컨설팅과 해외 시장조사, 통역 등을 제공하는 중소기업 원스톱 지원센터 역시 운영하고 있다.

일자리를 얻은 시민들에겐 가정까지 꾸려 완벽한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시장은 어린이집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구청별 육아종합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출산과 보육 복지에도 힘을 쓰고 있다. 장애인과 여성 지원 역시 대폭 늘렸다.

이외에도 청정도시를 만들기 위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과 문화융성책 역시 추진하고 있다.

◇시민만족도 '최고'…공약 이행도 '최우수'=이 시장의 행정능력은 객관적인 지표로도 드러난다. 이 시장은 전국 17개 시·도지사의 직무수행 지지도 평가에서 1년 내내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진행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조사(5월 22~28일)에 따르면 이 시장이 '잘한다'는 긍정평가는 60.8%로 2위였다. 이 시장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진행된 조사 내내 60%를 웃도는 지지도를 받아와 1위도 여러번 차지했다. 같은 날 조사된 도시에 대한 시민생활 만족도 역시 61.2%로 전체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시 부문에선 1위다.

이 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2019 민선 7기 전국 시·도지사 공약실천계획 평가'에선 최우수 자치단체장으로 선정됐다. 매니페스토 평가단은 이 시장의 공약이 지역 특성을 알맞게 활용했고, 또 재정 자립도 역시 높다고 평가했다.


◇최문순 강원지사=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도지사'라는 우스갯소리가 따라붙는다. 2011년 1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징역형 확정 판결로 도지사직을 상실하며 치러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도지사의 삶이 시작됐다. 

MBC 사장까지 거친 오랜 언론인 생활, 그리고 짧은 국회의원(비례대표) 생활을 정리하고 "이광재를 되찾겠다"며 엉겁결에 출마한 도지사 선거에서 회사(MBC) 선배이자 고등학교(춘천고) 선배인 엄기영 전 MBC 사장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51.08%를 득표한 최 지사의 승리. 그때부터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보수 텃밭이라는 인상이 강한 강원도에서 민주당계 도지사가 3선에 성공한 것은 최 지사가 처음이다.

◇3선의 관록…도민 지지도 든든=민주당 소속의 도지사이지만, 도민들이 최 지사에게 보내는 지지는 굳건하다. 특히 지난해 2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평창동계올림픽은 최 지사의 3선에 큰 영향을 줬다.

'평창 바람'을 탄 최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창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64.73%라는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했다. 선거 직후 진행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시도 주민 8500명(광역 시도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월간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최 지사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8%였다.

이후 1년, 부침은 있었지만 최 지사는 꾸준히 50%가 넘는 지지를 얻으며 도정을 펼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올해 5월 조사에서는 50.9%의 직무수행 지지도를 기록하며 전국 도지사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최근 역대 최악의 강원 산불 사태도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재난상황에서 동분서주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지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공약은 'A급'…추진율은 88%=최 지사의 강원도는 민선 7기 당선 이후 △동북아 평화시대 중심지 도약 △일자리․사람중심 행복 실현 △글로벌 관광·문화·체육의 중심지화 △경제활력과 혁신성장 △농·산·어천 및 폐광지역의 신활력화 등 5대 분야 80개 과제로 나눈 공약을 확정하고 도정에 돌입했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도(道)'인 만큼, 긴장 완화 수순에 있던 한반도 정세에 맞춘 남북경제협력 공약 등이 눈길을 끌었다. 강원도의 특수성에 맞춘 '폐광지역 신 활력화' 정책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매니페스토평가단은 최 지사의 공약실천계획서에 A등급(최고등급 SA)을 줬다.

추진율도 나쁘지 않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기준 추진율은 88%이다. 68건의 과제가 추진 중이다. 양양공항 활성화 대책 공약인 '플라이강원 허가'를 포함한 3건이 완료됐다. 추진 시기가 오지 않은 과제 9건을 포함하면 사실상 추진율은 100%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앞으로 3년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과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동북아 평화시대 중심지 도약', '경제활력과 혁신성장' 목표가 남북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지금 상태가 유지되면 공약 실현 동력도 떨어진다.

매니페스토평가단도 "남·북·미의 관계 개선과 평화공존은 중앙정부의 의지와 국제적 역학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며 "광역자치단체가 정책으로 추진하는 데는 불확실성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에 비해 낮은 인지도…최 지사의 '넥스트 스텝'은=최 지사의 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아무리 잘 해도 더이상 강원도지사를 할 수 없다. 지방자치법상 지자체장의 임기는 3연임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임기를 마치면 더 큰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두고 최 지사도 차기 대권후보로 꼽는 이들도 많다. 3선 동안 쌓은 행정경험도 최 지사의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문제는 인지도다. 국회의원 경력이 짧았던 데다, 정계진출 이후 경력 대부분이 강원도지사인 만큼 중앙에 연이 부족한 것이 한계로 꼽힌다. 보수 정권 하에서 지자체장을 하면서도 대립각을 세우거나 전면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이에 대선 출마와 무관하더라도 최 지사가 정치적 '덩치'를 더 키우기 위해선 다시 중앙 진출 등을 위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원희룡 제주지사=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7개 시·도의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정당 당적이 없다. 재선에 도전한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여전히 무소속 상태다.

국내 정치 상황에서 선출직인 도지사가 무당적으로 활동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약점이 오히려 원 지사의 장점이다. 정파를 떠나 지역 현안 중심의 유연한 정책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제주도에 전기차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 기술, 친환경적 생활폐기물 처리 방안 등을 육성·도입하고 제주를 '스마트섬'으로 만드는 데 다른 어느 광역지방자치단체보다 적극적이다. 제주 강정마을 피해자 지원 등 도내 정치적 갈등을 수습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원 지사도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 인터뷰에서 "무소속이기 때문에 정당정치와 진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여야를 넘나드는 교류를 제주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A급' 공약 계획·이행력=원 지사는 공약 이행 측면에 있어 구체적이다. 지난 1년 동안 공약을 14개 분야 115개 정책 공약, 341개 세부 과제로 구분했다. 115개 공약에 대해 각 과제별 소요 재원 규모와 투자·재원 조달 계획 등을 포함한 '공약계획서'도 작성해 공표했다. 해마다 얼마씩을 공약 이행에 투자해야 할지도 도민들에게 알렸다.

꼼꼼하게 설계된 이행 계획에 평가는 나쁘지 않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실천계획서 평가 결과에서 제주도는 종합평가 총점 85점 이상인 A등급을 받았다.

◇'살기좋은 제주?'…높은 만족도=도 내 여론을 판단할 수 있는 지역 주민 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제주도의 성적이 좋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5월 시·도지사 직무 수행 조사에서 제주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59.2%로 전남과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달 발표된 4월 조사에서는 제주 주민 생활 만족도가 61.6%로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 지사에 대한 지지도 긍정적인 편이다. 원 지사는 4~5월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17개 시도지사 중 7위를 기록했다. 5월 지지율은 50.3%로 평균치(48.6%)를 넘어섰다.

◇소통 능력으로 인지도 '업'(UP)=원 지사가 도정에서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도민과 소통이다. 원 지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원더풀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유튜버로 변신해 1인 방송을 하며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현안을 직접 해설한다. 제주 영리병원 문제, 제2공항 문제 등 갈등이 큰 지역 현안에 반대 입장을 말해 줄 사람과 나란히 앉아 대화하듯 이야기를 꺼낸다.

조회수는 500~700회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킬러 콘텐츠들이 종종 눈에 띈다. 지역 명물 홍보도 그냥 말로만 하지 않는다. 자리돔·광어 먹방(먹는 방송)을 찍거나 '제주 감귤주스 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주스 블라인드 테스트' 같은 여러 콘텐츠를 통해 친근한 인상을 남긴다.

◇행정·정무 리더십=다만 갈등을 수렴하는 정무 리더십에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지난 1년 갈등 현안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추진 과정이나 정부가 추진하려던 영리병원에 대한 허가취소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도는 특히 환경 보전과 개발 이슈가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원 지사가 남은 3년간 각종 갈등 현안을 어떻게 조율할지에서 리더십 평가가 엇갈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권 가능성=원 지사 역시 정치권의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지만 당적이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다. 재선이라는 목표는 달성한 만큼 다음 단계로 전진하기 위한 재입당은 결국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원 지사는 지난달 9일 "총선과 중앙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도정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원 지사가 머지 않아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에 입당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메시지를 자주 던지는 점도 그 근거로 꼽힌다.

보수 정치인으로서 대여 투쟁력과 정부여당과도 소통하는 행정 리더십 사이에서 자기 목소리를 찾고 전국구 잠룡으로 올라서는 것이 원 지사의 향후 숙제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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