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핵화 실무협의 착수…이도훈 한반도본부장 방미

[the300]비건 대표도 방한 전망…北과 판문점협의 또는 평양 방북협의 가능성

최태범 기자 l 2019.06.17 19:49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19.04.01. radiohead@newsis.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향한 한미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이번 협의를 통해 대화 재개 방안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예정돼 있던 국내 일정들을 취소하고 지난 12일 스웨덴으로 급히 출국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수행 중이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한 한미 협의 내용을 보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19일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하는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란히 선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북미협상 전망을 엿볼 수 있는 대북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도 이 본부장의 방미 때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먼저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방한기간 판문점에서 북측과 실무접촉을 시도하거나, 더 나아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와 북미 실무협상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북미는 올해 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건 대표의 방북협의 등을 거쳐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다.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비건 대표의 판문점 실무협의나 방북협의에 호응하길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의 ‘셈법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일괄타결(빅딜)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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