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비핵화 시계…시진핑 방북前 한미 북핵수석 회동(종합)

[the300]이도훈 방미, 한미 북핵수석협의…비건 방한, 북미 실무협상 가능성

최태범 기자 l 2019.06.18 10:32
【인천공항=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2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2019.06.18. 20hwan@newsis.com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직전 워싱턴에서 회동을 갖는다. 시 주석의 방북으로 한동안 멈춰있던 비핵화 시계가 움직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북미 접촉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을 위해 18일 출국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미측 주요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진행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하는 행사에도 기조연설자로 나란히 선다.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북미협상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 계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시진핑 주석의 20~21일 방북 등 굵직한 이벤트들에 대한 평가를 미측과 공유하고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북미간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고 그런 공통의 인식이 있다”며 “비건 대표 및 미 행정부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 이번 달은 외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한 달이 될 것”이라며 “현재 북미간 여러 접촉이 이뤄지고 있고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평양행’ 성사될까

【인천공항=뉴시스】박주성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출국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2박3일간 실무협상을 마치고 9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2019.02.06. park769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비건 대표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24일쯤 한국을 먼저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하거나, 더 나아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 위원장의 친서 발송 이후 북미 실무협상이 이어질 경우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전망이다. 북미는 올해 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건 대표의 방북협의 등을 거쳐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다.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실무협상에 호응하길 기대하긴 일러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의 ‘셈법 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양보를 전제로 한 일괄타결(빅딜)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시 주석의 방북이다. 한미정상회담과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견제하는 성격의 방북이란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중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중 간 소통이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미대화 재개에도) 좋은 징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시 주석의 방북과 북중정상회담이 비핵화 논의에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방북 소식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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