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강경화, ‘조용한 하루’ 보낸 이유

[the300]文대통령 순방 등 빠듯한 출장 일정 거듭…비핵화 논의 상황도 고려한 듯

최태범 기자 l 2019.06.18 17:33
【인천공항=뉴시스】이영환 기자 = 러시아 방문을 마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6.18. 20hwan@newsis.com


문재인정부 초대 외교부 수장인 강경화 장관이 18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주년 때는 내신기자를 대상으로 한 외교성과 브리핑 등 공개적인 일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외부 일정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강 장관은 빠듯한 출장 일정을 거듭한 탓에 별도로 취임 2주년 행사를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한국인 탑승 유람선 침몰사고의 수습을 위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잇달아 방문했다.

슬로바키아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9~1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수행했다. 이어 16~18일에는 스웨덴에서 곧바로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다.

방러를 마친 강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후에 취임 2주년 기념행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이를 추진하지 않은 것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상황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이 예고되는 등 오랫동안 멈춰있던 비핵화 협상 시계가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이날 특별한 일정 없이 출장기간 동안 부내에서 있었던 주요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의 일정과 관련해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보고를 받는 등 통상적인 업무를 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시진핑 주석의 방북과 북중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등 중요 외교 이벤트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재개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복잡한 함수를 푸는데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날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중 간 소통이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북미대화 재개 조짐에 대해서도 "좋은 징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초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70년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장관이자 비(非) 외무고시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많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야당의 강한 반발로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하지만 국민의 높은 찬성 여론과 한미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 등을 고려해 문 대통령이 임명절차를 강행, 후보자 지명 28일 만에 장관 임명장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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