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없는 '반쪽' 국회 열렸지만…의사일정·추경 심사, '먼 길'

[the300](종합)성과 없던 文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한국당, 인사청문회에는 합류할듯

백지수 기자, 조준영 기자, 이지윤 기자 l 2019.06.18 19:02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6월 임시국회가 소집되고 18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여야는 의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의원들이 소집한 6월 임시국회지만 정상화의 길은 먼 상황이다. 국회가 떠안고 있는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논의도 요원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2시30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했다.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의사일정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이날 모임이 이뤄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 전 나 원내대표와 별도로 만나기도 했지만 한국당을 설득하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의사일정 합의가 아직 안 됐다"며 "문 의장이 합의하라고 말했지만 아직 이견이 서로 해소될 상황이 못 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의장에게 중립적 국회 운영을 주문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 발생한 갈등에 항의했다고 전해졌다. 문 의장은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노력을 해 달라"고만 답했다고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과 이견 차가 큰 현 국회 상황이 비정상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나 원내대표는 오는 20일 국회 개회일 전 의사일정 합의에 나서냐는 질문에 "국회를 정상 국회로 만들고 우리 국회가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국회가 되게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민주·한국당 양당에 '결단'을 호소했다. 오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국정 운영 무한 책임 갖고 있는데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각성하고 국회 정상화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추경과 이 부분을 연계 시키지 않고 조건 없는 정상화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 일정이 더딘 상황에서 국회는 미뤄온 추경 처리와 검찰총장·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당면 과제다. 하지만 한국당이 국회 합류와 추경 처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구체적인 의사 일정 확정부터 난항이다.

국회가 일단 개문발차한 만큼 여당은 각 상임위별로 회의를 소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경 대신 경제 청문회 등을 주장하는 한국당과 갈등이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역시 정상 가동이 불투명하다.

바른미래당은 국회는 열었지만 의사일정 합의 전 상임위 가동을 추진하는 여당의 움직임에는 동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 원내대표는 "그런 행동 자체가 무책임하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마음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것이 장기적으로 추경을 처리하고 상임위 내에서 법안들을 심사해내고 국민을 위한 국회 활동이 될 것인가에 판단은 민주당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등 상황이 이어지지만 국회 인사 청문회에는 한국당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기획재정위원회는 정상적으로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확정했다. 법제사법위원회도 이번주 안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를 받으면 청문회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적극 검증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더이상 정부 여당을 설득해 가며 그들이 조금이라도 변하길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제 전략을 다변화, 다각화 해야한다"며 "그 첫번째 과제가 바로 윤 후보자 청문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오후 회동 후에는 "일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그 청문회 부분은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 참여가 확정된 게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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