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DMZ에 쏠린 눈…"김정은 만남 계획없어"

[the300]30일 DMZ 전격 방문 예상...美는 북미정상 접촉가능성 부인, 비건 실무접촉 주목

최태범 기자 l 2019.06.25 12:3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해 "매우 큰 실수"라고 비판하며 "무인기는 분명히 공해 상공에 있었고 모두 기록돼 있다"라고 밝혔다. 2019.06.21.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7일 먼저 한국을 찾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예상 동선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비무장지대(DMZ)다. 분단의 상징적 공간에서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4개월 만에 첫 북미 대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때문이다.  

25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DMZ 방문은 유력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검토 중"이라고 했다.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회담 후 DMZ를 전격 방문하고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DMZ에서 '깜짝 회동' 가능성도 점쳐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이어진 두 정상의 '친서교환'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토대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다.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최근 미국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국경(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남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이런 관측을 사실상 부인하면서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가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 물론 북한과 한미동맹에 대해선 논의할 것이다.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연설 여부도 주목된다. DMZ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오랜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풀리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오는 27일 방한하는 비건 대표의 일정과 동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을 27~30일로 공식 확인했다. 비건 대표의 전체적인 방한 일정은 향후 북미 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공산이 크다. 북미 정상의 DMZ 깜짝회동이 무산되더라도 판문점 실무접촉이 성사된다면 비핵화 협상 재개의 본격 신호탄으로 평가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우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합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과 연설과 관련해서도 사전 준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은 비건 대표의 DMZ 방문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사전 점검하는 차원이지만 DMZ 내 판문점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비건 대표의 실무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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