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리더십 회복…김여정 지도자급 격상"(종합)

[the300] 북중 정상회담서 "비핵화 긴밀 공조, 경협·군사 논의"..."김영철 위상 하락, 외무성 부상"

오상헌 기자 강주헌 기자 조철희 기자 l 2019.06.25 14:02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정보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03.05.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국가정보원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 성사로 '하노이 노딜'로 실추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과 권위가 상당 부분 만회된 것으로 25일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역할과 관련해선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과 만나 2월 말 2차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내부 권력 서열과 역할 조정, 최근 북중 정상회담의 의미 등을 설명했다. 국정원은 먼저 "시 주석의 방북 기간 사진을 보면 김여정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찍혀 있다"며 "김여정의 무게가 올라간 역할 조정이 있는 것이고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은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담당했던 김 제1부부장의 김 위원장 현장 행보 보좌 역할의 경우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 단장 겸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대신해 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협상 고위급 대표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경우 시 주석 방북 환영행사엔 등장했지만 정상회담에선 빠졌다는 점에서 "위상이 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용호 외무상이 환영행사 당시 서열이 더 높은 당 부위원장보다 앞자리에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외무성의 위상이 올라갔고, 대외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국정원의 이런 판단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 내부 권력 관계와 관련해 제기된 일반적인 관측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권한은 확대된 반면, 하노이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서열이 내려가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을 축으로 하는 외무성 라인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비핵화 논의에 대해선 "양국이 긴밀한 협조와 공감, 상호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아울러 "양국이 경협 및 군사분야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관료와 군 인사가 시 주석의 방북을 수행했다는 점에서다.

국정원은 "북중이 대북제재 틀 안에서 민생 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이 대북 관광여건을 완화하고, 예술·문화 (교류) 등을 장려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중국의 대북 식량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식량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 선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이혜훈 의원은 전했다.

원유와 정유제품의 지원과 관련해 이 의원은 "원유는 400만 배럴, 정유제품은 50만 배럴 등 대북제재 범위 안에서 가능하다"며 "그걸 넘어 설 수 없을 것이라는게 국정원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비료지원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국정원의 얘기였다"며 "결국 (중국은)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을 것이고 그 기준 안에서 경제적 지원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중 군사교류 확대 가능성에 대해 "무기 거래가 아니라 군사관련 행사, 회의에 참관하는 낮은 단계의 교류를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의 전격 방북 배경과 관련해 국정원은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앞두고 방북을 논의하는 중에 홍콩시위가 규모가 커지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서 전격적으로 방북을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홍콩 사태에 따른 관심을 북한 문제로 돌리고, 북중 관계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G20 정상회의 미중 무역분쟁 담판에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다목적 포석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시 주석의 방북으로 인해 하노이 회담 결렬로 실추된 김 위원장의 리덥십이나 대내 권위가 상당 부분 회복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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