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소주성·재벌개혁 성과평가에 '신중'…'유연한 경제학자' 강조

[the300]25일 청와대 춘추관서 "공정경제만 생각하지 않을 것, 혁신성장 뒤로 안밀려…상황따라 우선순위 조정"

조철희 최경민 기자 l 2019.06.25 16:01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다목적실에서 열린 위원장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19.6.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정부가 지난 2년 동안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에 대한 성과 평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책실장에 임명된지 나흘만인 25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로부터 정부 정책 평가 질문을 받았지만 "지금 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정책적으로 유연한 '경제학자'라고 강조하며 향후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일부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인상 정책에 대해서도 "최저임금 의사결정이 진행되고 있기에 내가 말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자신이 주도한 재벌개혁 정책과 관련해서도 "예상한 질문이지만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기에 내가 답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했다. 다만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 등 전체적인 경제정책 기조는 따로 말을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 실장은 이처럼 문재인정부 핵심정책 성과 평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자신이 여러 정책들이 어떻게 연결돼 선순환 효과를 내는지를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 경제학자라고 강조하며 정책적으로 유연하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케인지언(케인스주의자)으로 분류되는 것을 빗대서도 '사실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면 내 마음이 바뀐다. 환경이 바뀌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는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말을 인용하며 "정책의 보완과 조정을 통해 유연성 갖는게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책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케인즈 뿐만 아니라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아담 스미스, 밀턴 프리드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로부터 경제사상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자신의 정책적 다양성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선험적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제학자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해 이 부분을 정책실장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책실장 취임 이후 정부가 공정경제를 앞세운 재벌개혁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혁신성장이 뒤로 밀리고 공정경제가 거칠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는 풀릴 오해"라며 "공정경제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그는 "공정경제를 맡았었지만 혁신성장이 같이 가야 한다"며 "소득주도성장까지 3가지 기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할 때 의도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실장 임명 이후 자신의 정책적 유연성을 강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1일 임명 당일에도 "그때그때 경제환경에서 필요한 정책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충분한 유연성을 동시에 갖출 생각"이라며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의 선순환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 기조는 일관되게 갈 것이지만 올해 6월 말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에 관해 정책자원을 집중투입하는 보완과 조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왜 김상조가 정책실장이 되면 기업의 기를 꺾는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기업들이 우려할 이유가 없다"며 "요청을 한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누구라도 만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보다 재계와 노동시장 등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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