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첫 DMZ, '흥미로운 내용'은 종전선언?

[the300]조성렬 “북미정상 만나는 것 충분히 가능, 종전선언 가능성”

최태범 기자 l 2019.06.25 18:00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병원이 일반 검사와 시술의 실제 비용을 사전 공개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對)이란 추가제재 행정명령에도 서명하면서 "이란에 경이로운 미래가 있고 많은 사람이 그 위대한 미래를 향한 일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9.06.25.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DMZ를 밟고 어떤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DMZ를 방문한 뒤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워싱턴으로 귀국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첫 방한 때도 DMZ 방문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발 황사와 안개 등 악천후로 착륙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간에 회항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DMZ에 도착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취소 소식을 듣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당시는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북미관계가 최악이던 시점이다.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표현도 이 시기에 나왔다. 이때 DMZ를 방문했다면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경고메시지가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DMZ 방문은 그 때완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이어진 두 정상의 친서교환으로 북미 대화 재개의 토대가 만들어졌고, 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됐을 정도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두 정상의 회동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관련) 계획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외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연설 가능성은 유효하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흥미로운 내용’의 친서를 토대로 종전선언을 언급하거나 막판 회동이 성사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거론하는 ‘체제 안전 보장’의 핵심이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북미 2자든 남북미 3자든, 남북미중 4자든 어떤 형식의 종전선언이라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고, 미국은 지지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난 뒤 “종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제안을 했는데 아직 답이 오지 않아 미국 관리 입장에선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닷새가량 남았는데 만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할 것이다. 종전선언은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문안 때문에 고민할 일은 없다. 따라서 종전선언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물론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