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시동 걸린 추경 심의…이낙연, 野 맹공에 필사 방어

[the300](종합) 日경제보복에 정부, '최소' 1200억원 증액 예고…'단기알바 추경' 지적에 '반박'

백지수 기자, 박선영 인턴기자, 정세용 인턴기자 l 2019.07.12 20:06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미세먼지나 산불·지진 등 재난 대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12일 국회에 제출된지 약 3개월 만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 돌입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1200억원 이상 증액할 계획을 밝히며 야당의 공세를 방어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추경안 제안설명에서 "이번 추경 사업은 하나 하나가 절박한 수요를 반영했다"며 "국회에 조속한 심의·의결을 바란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이 일본 경제 보복 사태 관련 정부 대책을 질의한 가운데 이 총리는 일본의 경제 보복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리는 "일본이 이달 중 참의원 선거가 끝난다고 해서 경제 보복 조치를 손바닥 뒤집듯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가스(에칭가스) 등 현재의 3개 수출 규제 품목 외에도 규제 품목을 늘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총리는 "상대가 일본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떤 물자든 교역이든 특정 국가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것은 항시 위험을 동반한다는 점을 이번에 알았으니 중장기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이 총리는 정부의 최소 1200억원 증액분에 대해 편성 원칙을 밝히라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질문에는 "(피해) 기업의 재고·소재·부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에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촉진, 국내 생산역량 획기적 강화 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총리는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은 여전히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은 선린(좋은 이웃)의 관계를 유지할 상호 이익이 있는 나라이고 그걸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경안의 주요 편성 항목인 미세먼지 대책과 강릉 산불 대책에 대한 심사도 이뤄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결위 추경 제안설명에서 "추경을 연내에 차질 없이 집행할 경우 약 7000톤의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고 하반기 경기 회복 모멘텀(변곡점)도 가능하다"고도 자신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수소차 보급 예산으로 올해 예약 물량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수소차 올해 예약 물량이 6240대인데 본예산으로 4000대를 지원하고 추경으로 1460대를 지원한다"며 "올해 700대를 제외하고 예약 물량을 다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미세먼지 감시원이나 산불 감시원 등 추경으로 편성되는 일자리들이 '단기 알바'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며 공세를 가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추경을 단기 일자리 사업으로 오해할까봐 말씀드린다"며 "창업 지원, 스마트 공장 보급 확산 등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원하는 예산이 2조원이 넘는다"고 반박했다.

재정당국뿐 아니라 환경부나 산림청 등 실제 이를 집행할 부처에서도 추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미세먼지 측정 감시 일자리 편성에 "지방자치단체 담당 1인이 400개 업체를 담당하는 실정인데 정규 감시 인원을 보좌하는 이들이 동반해 미세먼지 감시를 하게 되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특정 지역에서는 감시 자체로 미세먼지가 40% 감소한 사례도 있다"며 "많은 감시 인력을 투입하면 그 자체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현 산림청장도 "최근 산불 발생 패턴이 가을철이나 1~2월에 많이 발생하는데 (추경으로) 지금 고용 기간을 연장해야 향후 산불 발생에 적극적으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며 "그래서 (고용기간) 1개월 연장을 요청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나 경북 포항 등 재해 피해 지역 연고 의원들은 정부에 실효적인 제도 개선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례대표이지만 강원도에 연고가 있는 심기준 민주당 의원은 중소 상공인들은 정부의 피해 복구 예산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차별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도 "제도 미비가 결과적으로 차별이 발생했다"고 동조했다.

포항 지역 의원인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포항 지진이 오늘로 605일이 지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지는 정부 관심이 가장 큰 상처"라며 더 많은 복구 예산 집행을 촉구했다.

전날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2.87% 인상한 시간당 8590원으로 책정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이같은 최저임금위 결정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기도 했다.

이 총리는 "참 오랜만에 최저임금위에 노사 양측이 참여한 가운데 표결로 결정한 것이 다행"이라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겠지만 표결에 참여하고 이런 결론을 내줘 감사하다"고 노동계에 고마움도 전했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위가 노동자들의 안정적 삶, 경제 사정, 최저임금을 지불할 기업주들의 부담 능력을 감안해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려운 결정을 했기에 그에 맞게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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