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작심발언에 나경원 "日 꽃놀이패"…한국당, 투트랙 전략은?

[the300]정용기 "조선 무능임금 떠올라"…정부 정책 대전환 요구에 공세 집중

박종진 기자 l 2019.07.16 10:2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있다. 2019.7.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작심한 듯 강한 비판을 쏟아내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의 강경 대응을 경계했다.

국가적 중대사안인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큰 틀에서는 초당적 협력을 천명하는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며 공격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지금처럼 강경 대응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대강 조치로 끌고 가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꽃놀이패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위해서 대통령만큼은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용기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발언 수위가 더 강했다. 정 의장은 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겨냥해 "상식적인 힘의 차이를 인정 안 하고 힘도 없으면서 자존심과 왕실 체면만 내세운 조선의 무능 임금이 떠오르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그러면서 외교적 해법과 함께 산업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이 정부가 유지한 소득주도성장, 반기업정책 폐기 없이는 산업정책 강화는 없을 것"이라며 "그 여건 마련 없으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각종 환경규제 등을 풀어줘야 소재·부품 분야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란 그동안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황교안 당 대표가 전날 기존 입장을 포기하고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담을 받아들이는 등 초당적 협조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황 대표 역시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에 이기기 위해서라도 경제 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며 "대전환 없이는 국민의 삶과 국가까지 위기"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우리 부품소재 산업이 허약해진 것은 이중‧삼중의 과도한 규제, 대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제도와 금융 환경이 그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국회 내에서 한국당의 대여공세는 한층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안보를 정치공세에 이용한다"며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으면서까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거부하자 총공세에 나섰다. 추가경정(추경)예산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여권 내에서도 정 장관 교체설이 심심찮게 나오는데 표결조차 못한다는 건 오기 중의 오기"라며 "맹탕 추경, 총선 추경, 빚내기 추경에 무조건 우리보고 거수기 노릇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과 비슷한 입장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반대로 본회의를 못 열어 해임안과 추경 처리가 무산된다면 모든 책임은 민주당이 온전히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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