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임명 재가에 與도 "윤석열 운신 폭 줄여야"…野, 윤석열·정경두 파상공세

[the300]여야 우려에 법사위 출석한 박상기 "'윤석열 사단' 안되게 하겠다"

백지수 기자 l 2019.07.16 17:15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사진=홍봉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 재가하자 국회는 우려와 반발을 나타냈다. 여당에서도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윤 총장 측근들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임명안을 재가한 직후 오후 3시쯤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장관은 "과거에도 검찰총장과 같이 일한 사람들이 측근이 된 사례나 부정적인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사단'에 대한 여당 의원의 우려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각에서 '윤석열 사단'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역대 검찰총장 중에 '사단'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사람이 있었느냐"며 "'윤석열 사단'이 좋은 자리를 독식하지 않게 해달라"고 박 장관에게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는 우려가 있어 검찰총장의 운신의 폭을 줄여야 한다"며 "인사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유감을 나타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인사권자가 검찰총장을 임명 재가한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뭘 하든 말든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식으로 국회를 완전 무시하고 임명하면 그 순간 이후로 검찰 조직은 완전히 사망 선고 받는다"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윤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비리 의혹 사건 당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허위 진술을 했다는 논란이 있던 것을 언급하며 부적절한 임명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피의자들은 어떻게 조사하겠느냐, 조사하다가 피의자들의 거짓말에 뭐라고 하면 '검찰총장도 거짓말하는데'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국회를 무시한 처사고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 윤석열 후보자를 검찰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의 임명 재가에 반발했다. 법사위원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법사위 개의 전 입장문을 내고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앞에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대통령은 그런 검찰총장을 위해 대놓고 국회를 무시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윤 후보자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 강변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검찰총장의 개혁을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듯 앞으로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취임해 하는 말 한 마디 모든 행동이 의심에 의심을 낳게될 것"이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이번 검찰총장 임명 강행으로 역대 최악의 '불통 대통령'을 예약했다"며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력화시킨 독선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한국당은 더 나아가 '윤우진 특검'까지 박 장관에게 촉구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인사청문회 직전인 지난 5일 윤 전 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던 주 의원은 "재수사가 필요한데 검찰에서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성 등을 이유로 장관이 특검을 임명해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문 대통령이 김학의·버닝썬·장자연 사건을 지목하며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러 검·경의 명운을 걸고 오래 전 끝난 사건이지만 진상규명하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윤우진 사건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다는 것이 국민의 기본 생각이다, 철저한 수사를 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박 장관은 "장자연 사건 등은 2017년 말 검찰 과거사위에서 선정된 사건이었지 대통령이 말해서 새롭게 들여다본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박 장관은 특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 법 절차 따라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날 현안 보고를 위해 법사위에 출석한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대면해 사퇴 요구도 이어갔다. 김 의원과 주 의원 등은 정 장관이 지금까지 사과만 하고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직접 사퇴 의사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비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까지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 노크 귀순 사건 등 수차례 국방 경계 실패가 있었지만 국방부장관 해임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되거나 국회가 국정조사를 한 적 없었다며 야당의 공세에 반박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