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스틸웰과 외교부서 회동 "우리 입장 설명"

[the300] 오늘 오후 강경화 외교장관도 예방...한일관계 메시지 주목

오상헌 기자 l 2019.07.17 11:05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사진 왼쪽)과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7일 오전 면담을 갖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각각 들어서고 있다. 2019.7.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방한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17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김현종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갈등에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부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짧게 답한 뒤 9층 외빈 접견실로 향했다.

뒤이어 도착한 스틸웰 차관보는 "안보실 차장과 만남을 기대한다. 좋은 대화 상대고 좋은 만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과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 조치로 최악인 한일관계와 북미 실무협상을 비롯해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어 외교부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하고 오후에는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차관보를 만난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은 지난 4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을 규제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우리 측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 답변 시한(18일)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의 방한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전날 "3국 중재위에 응하지 않겠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 장관은 스틸웰 차관보와 한미동맹 발전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지역 정세 등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특히 한일 갈등 상황과 관련해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 당국자들의 방미 과정에서 미국 행정부 인사들은 한일 갈등과 관련해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면서도 '관여'(engage)의 필요성엔 동의했다고 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일본의 추가 보복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생각해보고 내일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강 장관을 예방한 후 약식 회견에서 간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틸웰 차관보가 이란 인근 호르무즈해협 항행 선박 보호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의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틸웰 차관보는 2박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18일 태국 방콕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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