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친구·선배, 정치권이 그리는 정두언…MB "참 안타까운 일"(종합)

[the300]17일 빈소에 '친이계' 등 추모 발길…이재오, MB 조문 메시지 전달

조준영 기자, 강주헌 기자 l 2019.07.17 18:59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동지, 친구, 선후배…. 17일 고(故) 정두언 전 의원 빈소를 찾은 정치권 인사들은 그를 다시 부르며 뜨겁게 애도했다. 하루종일 조문행렬이 그치지 않았고, 보수정치 혁신의 아이콘 중 한 명인 그였기에 아쉬운 탄성들이 이어졌다. MB(이명박) 정권을 함께 창출했지만 사이가 벌어져 '애증관계'가 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MB 메시지 전달한 이재오 "좋은 것들만 기억하기로"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 본인이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다면 (정 전 의원을) 한번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이 전 대통령께서 오늘 조문을 올려고 아침에 생각을 했는데 보석 조건으로 외부출입이 안됐다"며 "병원에 가는 이외에 다른 곳에는 출입‧통신이 제한돼 올 수 없어 강훈 변호사를 통해서 대신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을 회상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이) 고인이 됐기 때문에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예의"라며 "정 전 의원의 평소 좋은 것들만 기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7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정두언 전 의원 빈소를 찾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대위원장이 조문한 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19.7.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병준의 제자, 김부겸의 친구, 윤영찬의 선배

정 전 의원과 서울대학교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너무 이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 정치하는 한 사람으로서 늘 미안하다. 친구한테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정 전 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여러개 겹쳐 있는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 전 위원장은 정 전 의원이 국민대학교 행정학 박사 시절 지도교수였다. 김 전 위원장은 "어제 부고 소식을 듣고 내가 잘못 들었나 생각을 했다"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한편으로 얼마 전부터 정치인들의 극단적 선택이 참 많다"며 "한국정치가 허망하다는 생각도 들고, 서로들 버티기 힘든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착잡하다"고 말했다.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정두언 선배님은 옛날 총리실 국장으로 계실 때부터 오랜 인연이 있다"며 "언제든 좌로든 우로든 치우치지 않으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윤 전 수석은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고 너무 허망하다"며 "비전을 가지고 계신 분을 잃게 돼 나라로 봤을 때 굉장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정병국, 이혜훈, 지상욱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빈소를 찾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유승민 "혼자 감당했을 괴로움 헤아릴 수 없어"

정 전 의원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동지'였던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도 빈소를 찾았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정병국‧이혜훈‧유의동‧지상욱 의원과 함께 조문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빈소를 찾아 약 40분 간 머물렀다.

유 의원은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황망한 마음으로 왔다"며 "마지막까지 고인이 혼자 감당했을 괴로움이나 절망같은 걸 생각하면 제가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저 세상에서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정 전 의원에 대해 "제가 가장 따르고 좋아하는 선배 정치인이었고 정 선배도 저를 무척 아꼈고 많이 지도를 해줬다. 저하고 궁합이 잘 맞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말 개혁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매일 마음을 맞춘 분이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7.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야4당 지도부도 조문행렬…'고이 잠드시길'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지도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안식과 평화를 빌었다. 이날 오후 4당 지도부는 10분 간격으로 정 전 의원의 빈소를 찾아 침통한 마음을 전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제가 동작구에 다시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올 때 정 선배가 정말 전적으로 제 선거를 봐주셨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정말 정 선배님이 생각하고 그렸던 대한민국을 남은 후배들이 만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잠시 머뭇거리다 "참…아까운 사람이 갔다"며 "보수계 혁신을 위해 앞장서셨다. 정두언 의원이 생각했던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이 꼭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여야를 떠나 열린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하셨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분이었다"며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너무 상식적이고 솔직한 분이었기 때문에 늘 긴장을 불어넣는 개혁적 보수정치인이었다"며 "저는 정 전 의원이 보수정치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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