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日통상보복 대응 추경 액수도 확정 안한 정부안 너무 심해"

[the300]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국회 예산 심의권을 어떻게 보길래 이러나 자괴감"

백지수 기자 l 2019.07.20 13:4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홍봉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과정 중 정부 태도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20일 밝혔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증액분을 정부가 제대로 확정하지 않은 채 정부가 추경 처리를 촉구했다는 비판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경북 지역 당원 교육을 위해 KTX를 타고 가면서 "모처럼 어렵게 연 임시국회인만큼 잘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참 안타깝다. 허망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대승적 양보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정부가 낸 추경안이라는 것이 해도해도 너무 심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본 통상보복 대응 추경을 액수도 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1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갔다가 5000억원, 8000억원 등으로 종잡을 수 없이 왔다갔다 한다"고 부연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어떻게 보길래 이럴까, 정말 자괴감이 들었다"며 "도대체 (정부에) 추경 의지라는 것은 있었느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 위기, 일본 통상 보복의 피해를 결국 추경 불발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본의 통상 보복을 예상했지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통자원부 차원에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기업과 알아서 대비했을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답변을 무려 우리 경제를 총괄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들었다"고도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며 "우리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정부 태도가 이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일 관계 관련 현안을 언급하며 '의병'·'죽창가'·'이적(利敵)' 등의 단어를 활용했던 일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그리고 오직 흘러나오는 말들은 죽창가, 매국, 이적, 친일 등"이라며 "책임은 보이지 않고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무능과 무책임의 정권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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