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참의원 선거 후 한일갈등 장기전 되나…美 조율 주목

[the300]이번주 화이트리스트 의견수렴 기한, WTO 이사회…볼턴 방한도 주목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l 2019.07.21 15:13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2019.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발표로 깊어지고 있는 한일 갈등이 이번주 잇달아 예정된 '빅이벤트'로 분수령을 맞는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일 양국을 연쇄 방문하며 미국이 중재 역할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참의원 선거 후 '장기전' 가능…화이트리스트 제외 확정 시 갈등 격화될 듯=일본 국회 상원격인 참의원 선거가 21일 실시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체 의석 245석 중 124석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에서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선' 3분의 2 의석 확보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일본의 '한국 때리기'가 지지세력 결집을 위한 선거용이란 일각의 관측과 다르게 선거결과에 관계 없이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 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고비는 일본 정부가 의견 수렴 후 각의를 열어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우대국가)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앞서 지난 1일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며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를 위한 법령 개정안을 고시했으며 이에 대한 일본 내 의견수렴 기한이 24일이다. 

우리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의견수렴 시한 이전에 국장급 양자협의를 열자고 여러차례 요청한 상태지만 일본 정부는 수용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2~23일쯤 수출규제의 부당성과 철회를 다시 한번 공식 촉구하는 의견서를 이메일을 통해 일본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한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23~24일)도 이번주 열린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번 WTO 이사회에선 우리 정부가 요청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올라간다. 

양국 주제네바 대사의 양보없는 논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일 양국은 수출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부, 경제산업성 국장도 각각 파견해 국제사회 설득에 나선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최종 제외될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검토가 상응조치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9일 "아직까지 아무런 결정을 내린 바 없다"며 지소미아 파기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는 동안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뒤에 서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9.06.21


◇트럼프 첫 한일갈등 언급 후 韓, 日 찾는 볼턴…美 조율 주목 =
이번주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하는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역할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갈등 사태를 처음으로 언급한 하루 뒤 오른 방문길인 만큼 미국이 갈등 국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지가 관심사다.

개럿 마퀴스 NSC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존 볼턴 보좌관이 중요한 동맹국들, 우방국들과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오늘(현지시간 20일) 일본과 한국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23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2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미동맹 강화방안 등에 대해 협의하며 방한기간 중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 수행 목적을 제외하고 볼턴 보좌관이 방한하는 건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볼턴 보좌관과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일본 방문 후 한국을 찾아 각각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나 한일관계와 북미 협상 등 한미간 포괄적 안보 현안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일갈등 국면에서 양국을 연달아 방문하는 만큼 미국이 본격적인 한일 갈등 조율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볼턴의 양국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일 갈등 사태를 직접 언급한 뒤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일본과 한국 사이의 갈등이 있다"며 "한일 정상이 원하면 관여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이 갈등 완화를 위한 결정적인 역할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일간 해결이 우선이란 메시지를 내놨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한미일 3국 대화 개최 가능성을 연달아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다음달 중 중국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아사히 신문은 미국이 다음달 중 한미일 3국 대화를 갖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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