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온 '봉숭아학당 1기', 마지막 1년 각오 물어보니…

[the300][인터뷰]이계성 신임 국회의장 정무수석 "여야 협치 분위기 조성에 총력"

박종진 기자 l 2019.07.22 06:01
이계성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사진=홍봉진 기자


이계성 신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62)은 33년 10개월의 언론인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7월 국회로 왔다. 1년간 입법부의 소통창구인 국회 대변인을 맡은데 이어 여야 협치를 위해 제20대 국회 마지막 1년을 뛴다. 기자가 국회로 와서 대변인이나 정무수석을 한적은 있어도 연이어 맡은 적은 처음이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고 어깨가 무겁다.

이 수석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별한 인연이다. 봉숭아학당 1기다. 봉숭아학당은 대선에 패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국으로 떠나고 1993년 민주당이 '이기택 대표-문희상 비서실장'이던 시절 만들어진 정치부 기자들의 모임이다.

이 수석은 "당시 문희상 비서실장 방이 민주당 출입기자들의 사랑방이었다"며 "문 실장을 좌장으로 정국 현안에 자유롭게 토론했는데 그때 인기 코미디프로그램 '봉숭아학당'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일보 논설고문을 지낸 이 수석을 비롯해 홍준호 조선일보 대표이사, 김진국 중앙일보 대기자, 김진홍 국민일보 편집인 등이 봉숭아학당 동료들이다.

오랜 정치부 기자생활을 했지만 국회에 와보니 또 달랐다. 언론을 상대로 국민과 국회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었는데 답답함이 컸다. 이 수석은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 간다는 논란이 특히 그랬다"며 "예컨대 무상원조를 담당하며 한해 1조원 이상 예산을 집행하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경우 해외 예산 집행 실태 등을 감시하기 위해서 미리 기관 예산에 출장 부분을 반영해놓은 건데 아무리 설명해도 잘 안 받아 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감독을 하고 원조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 방법도 살펴야 하는데 논란 끝에 관련 예산들은 다 0원이 됐다"고 덧붙했다.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되 국회가 본연의 역할은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로 벌어진 '동물국회'도 가장 아픈 기억으로 꼽았다. 이 수석은 "여당은 야당 때 그 관점을 생각하고, 야당도 여당일 때를 돌아봐야 하는데, 각자 자기 입장만 내세우는 정치문화가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무수석으로서 마지막 숙제로 협치 분위기 조성을 강조했다. 이 수석은 "문 의장이 이루고자 하는 일하는 국회, 의원외교 활성화를 위해 협치가 필수"라며 "제도적 틀이나 정치 문화를 바꾸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개헌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봤다. 이 수석은 "문 의장이 수시로 여야 의원들을 초대해 만나고 소통을 강화하는데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는 구조가 안타깝다"며 "근본적 원인은 제왕적 권력구조, 승자독식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문 의장이 개헌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치가 절실한 선거제 개편과 같은 당면 현안에는 '국가의 미래'를 강조했다. 이 수석은 "당장 각 당의 유·불리, 당리당략을 떠나서 국가의 장래를 내다보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선거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제20대 국회 마지막까지 협치의 밀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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