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신교환" 공개 후 北 김정은 '군사행보' 보도

[the300]北 입장 대변 매체 "한미, 연합연습 강행…美 새 입장 가져와야" 주장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l 2019.07.23 16:33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살펴봤다고 23일 보도했다. 2019.07.2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북미 실무협상이 시한을 넘긴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4일 만에 군사 행보를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긍정적 서신'을 주고 받았다고 밝힌 직후 공개된 군사 관련 현지지도인 만큼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4일 만의 군사 행보…'판문점 회동' 후 처음=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새 잠수함의 명칭과 규모 제원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 잠수함이 "동해 작전 수역에 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를 전한 건 지난 5월10일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 지도 보도(훈련은 9일) 후 74일 만이다. 지난달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후엔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실무협상과 관련한 대미압박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사력을 과시하고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해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군사 관련 현지지도 보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신 교환' 사실 공개 직후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과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직접 주고받은 '친서'인지 여부와 서신의 내용, 교환 시점, 경로 등에 대해선 함구했으나 북미간 '신뢰'를 강조하고 실무협상 재개 기대감을 드러낸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실무협상 일정이 확정됐냐는 물음엔 "아니다(No)"라며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린 만날 것"라고 했다.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하면서도 "우린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아마도 그들은 우릴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신보 "한미연습이 북미협상 장애요인" 또 주장=정상간 신뢰 확인에도 실제 협상 개시까지 북미간 '기싸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북미 정상은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열기로 합의했으나 이 시한을 넘겼다. 성사가 안 된 이유는 북한의 무응답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실무협상 시한이 임박한 지난 16일부터 '동맹 19-2'로 불려 온 8월 한미연합연습 실시와 실무협상을 연계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도 ‘합동군사연습은 조미(북미)협상의 장애요인’이란 기사에서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해야 비핵화 대화에 나서겠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북미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시점에 북한이 이미 예정된 연합연습을 문제 삼는 이유는 전략수립을 위한 시간벌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실무협상을 앞두고 '동결'을 비핵화의 입구로 삼아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는 로드맵 구상을 밝힌 상태다. 

북한도 미국의 이 '동결' 제안을 두고 어떤 수준의 상응조치를 요구할 지 등 협상안을 아직 고민 중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북한 협상팀이 '하노이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접근을 취하며 실무회담 성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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