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러시아 "영공침범 안해" vs 靑 "입증할 수 있어" 팽팽

[the300]23일 공군훈련 진실공방, 靑 "러 입장 바뀐듯, 이유는 짐작돼"

김성휘 기자 l 2019.07.24 19:04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국 민정수석이 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2019.07.02. photo1006@newsis.com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23일 한국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러시아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청와대와 엇갈린 입장인 걸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러시아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4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전날 우리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전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접수한 이 공식전문에는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공개한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러시아 차석 무관의 대화 내용과 다르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전날 호출한 러시아 차석 무관은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중국과 연합비행훈련"이라며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러시아 측 공식전문이 문제가 되자 24일 오후 재차 브리핑을 통해 그 전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공침범은 사실이며 입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러시아 무관의 발언을 기준으로, 러시아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선 "국방부나 외교부에서 짐작하는 이유들은 있지만 밝힐 만한 건 아니다. 짐작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측 전문] (윤도한 수석 인용)

2019년 7월23일 러시아 항공 2대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에서 계획된 비행을 수행했다. 그런데, 한국 F-16 전투기 두 대가 러시아 공군기들에 근접해서 러시아 공군기 항로 안전 방해하는 등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 

한국 조종사들은 러시아 조종사들과의 교신에 나서지 않았다. 또 경고비행을 하지도 않았다. F-16 전투기들은 플레어를 발사했다. 그리고 자국 영해방향으로 멀어져갔다. 

객관적 영공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기는 한국 영공 침범하지 않으면서 독도에서 25km 떨어진 상공에서 계획된 항로를 벗어나지 않고 비행했다. 이번 훈련과정에서 러시아 항공기들은 엄격하게 국제법 규정에 따라 비행했다. (한국의) 유사한 비행이 반복되면 한국 공군 측에 대응조치를 취할수 있다.

[한국 측 입장] (윤도한 수석 발표)

조종사 교신 음성 내용을 확보하고 있다. 플레어 발사 사진도 갖고 있다. 레이더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 경고 사격 통제 음성도 확보하고 있다. 이 음성은 '뭐뭐를 하겠다' '뭐가 끝났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비상주파수 교신을 시도했다. 이는 서로 다른 주파수 사용하다가, 비상상황 발생하면 국제 주파수 하나로 통일한다. 서로가 위험한 상황 피하기 위해 같은 주파수로 통신하는 것이다. 이 교신 내용은 (영공에서) 나가라는 우리쪽 음성이 담겨있고, 러시아쪽 답이 없었다는 게 우리가 확보한 것이다.

우리 입장은 이런 자료를 열람시켜주겠다, 그래서 영공 침범 사실을 입증 시키겠다, 그러니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이게 우리의 요구사항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초치되고 있다. 2019.07.2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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