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 10주기, 정치권 추모 열기…'극일 정신' 화두(종합)

[the300]文대통령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 추모…여야 5당 대표 모두 추도식 참석

김평화, 김하늬, 최경민 기자 l 2019.08.18 15:30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18일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 확산 국면에서 '극일 정신'이 화두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라는 말로 시작해 "대통령님이 떠난지 10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삶의 곳곳에서 당신을 만난다"고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는 김 전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 방문한 1998년 10월 일본 의회 본회의장에서 한 연설 중 일부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불리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오부치 총리는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의 '전후 50주년 특별담화'를 기초로 일본 식민 지배와 관련해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해 공식 외교문서에 최초로 명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행동하는 양심' 등 김 전 대통령의 유언과 명언을 회고하며 "김 전 대통령은 위대한 역사다. 김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겠다"고 말했다. 

그는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도, 분단사상 첫 남북정상회담도, 민족사상 첫 노벨상 수상도, 기초생활보장제로 대표되는 본격적 복지도, 여성부 신설로 상징되는 양성평등의 제도화도, IT(정보기술) 강국의 기반도, 한류의 바탕도 김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은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이 모두 참석했다. 문 의장은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일본 의회 연설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은 놀라운 통찰력과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위대한 민주투사이자 정치가였으며 제게는 정치적 스승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반듯한 족적을 저와 민주당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절 전직 대통령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은 없었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언급했다. 손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상대를 배려하고, 반대 세력의 요구에 따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진정한 협치의 달인"이라며 "그의 연합정치가 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가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일찍이 주장한 선거제도 개혁을 온몸을 바쳐 완수하겠다"고 했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인생, 철학, 실천이 우리의 갈 길을 밝혀주고 계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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