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연대 등 보수대통합 '방법론' 부상…"朴탄핵 입장 묻지말자"

[the300]"중도보수 포함한 외연 확장" 주된 목소리…김문수 "탄핵 잘했는지 따져야" 반론도

강주헌 기자 l 2019.08.20 18:04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왼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 막기 위해 반문연대, 작은 차이 무시한 통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을 주제로 진행됐다. 2019.8.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 논의가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권 인사들은 저마다 대통합의 '방법론'을 내놓으며 총선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 중도층을 끌어 앉는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통합의 방식과 대상을 두고는 인식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에 보수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플랫폼 자유와 공화'는 한나라당(옛 한국당) 소속으로 17대 의원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만든 단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에 이어 안철수 전 의원과의 연대를 언급하며 중도보수층 끌어앉기를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같이 하는 게 진정한 반문(반문재인)연대"라며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 큰 그림의 반문연대 틀 안에서 작은 차이를 무시하는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자리에 참석해 중도층을 아우르는 보수의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통합과 혁신이라는 구호보다 '통합과 화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스스로 보수세력 내부의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은 문재인 정부에 갖다 바칠 것"이라며 "우리가 중도·중원으로 진격해 30%내외 캐스팅보트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용서와 화해를 우리의 가치로 채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황 대표를 겨냥해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강경보수의 지지를 받고 자리에 오른 황 대표가 그 일(보수통합과 외연확장 등을)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 그래서 취임 6개월 동안 침묵으로 지켜봤지만 그런 가치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게 안타까워 말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중도세력을 구심점으로 한 통합을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보수정당들의 자기혁신은 불가능에 가깝다. 새 중도세력의 구심점이 세워지고 기존 보수당 내 혁신세력이 중도세력의 기치 아래 함께 한다면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보수 공통의 비전을 매개로 통합을 이루자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보수가 그냥 뭉쳐서는 안 된다. 비전과 철학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당시 어떤 입장 가졌느냐에 대해 유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수진영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선거를 앞둔 인위적 통합은 경계했다. 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통합하면 계산을 하고 갈라치기를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끌어올 수 있는 5%의 중도세력은 멀어질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한 통합이 성공한 경우가 있느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 토론회에서도 보수통합 논의가 나왔다. 김무성·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초청해 보수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주호영·권성동·김학용 의원 등 복당파는 물론 정갑윤·박완수 의원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우파가 희생을 통해 통합을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원내 제1당인 만큼 한국당 중심으로 분열된 보수 우파를 통합하고 내년 총선에 우파 단일후보를 내야할 것"이라며 "우파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각 지역에서 통합 우파 후보를 뽑고 험지에 나가는 두 가지 방법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자기 희망 지역에 신청을 내고 일정 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통해서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며 "당원투표를 하면 통합이 안 된다고 본다. 이번에만 한해서 국민 여론조사기간 통해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뽑자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는 참석자 간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나간 과거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반면, 김 전 지사는 "탄핵이 잘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해서 문재인이 등장한 것은 사실아닌가. 그 자체로도 탄핵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