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고노 오늘 '베이징 담판'…한일갈등 돌파구 찾을까

[the300]韓, 日에 '지소미아 파기 가능' 입장 전달…확전 vs 봉합 분수령

권다희 기자, 베이징(중국)=김명룡 l 2019.08.21 06:00
(방콕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다시 만난다. 실타래처럼 꼬인 한일관계를 풀 해법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강경화 장관이 21일 오후 고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양 장관 회동은 이달 초 태국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동 후 약 3주 만이다.

이번 만남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며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15일) 경축사 발표 이후 양국이 처음 갖는 대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 시한(24일)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상 우대국) 한국 배제조치 시행(28일)을 앞둔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각의 의결과 14일 우리 정부의 백색국가 일본 배제의 상응 조치가 이어지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일제 강제징용과 일본 경제보복 문제의 접점을 찾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양국 모두 강대강 대응보단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 배상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강 장관도 이날 출국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참 어렵다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간다”며 거듭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강조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 하루 전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양측의 입장차가 재확인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장급 협의 후 "전체적으로는 양측의 입장차는 크다"면서도 "대화채널 자체를 유지하려고 외교당국 간에 모멘텀을 유지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장급 협의에서는 강제징용 문제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됐으며, 우리 외교부 당국자가 일본 측의 수출 규제 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속한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측은 일본 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도 가능하다는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과 중국 언론들은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한일 갈등의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20일 오후 약 1시간 강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진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은 한일간 상황에 대한 관심을 먼저 표명하며 중국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왕이 국무위원이 동북아 문제에 대해서 갈등이 잘 해결돼야 동북아 발전에 좋은 것으로 보고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강 장관이 김포공항에서 중국으로 떠날 때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왕 위원이 알고 있었다"며 "한일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이 먼저 관심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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