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 안간다는 비건 "北서 듣는대로 협상 재개"

[the300]비건, 이도훈과 회동..."北 관련 진전에 집중"…러시아 대사설 부인

권다희 기자 l 2019.08.21 12:20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9.8.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께 이도훈 본부장과의 협의를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섰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아무런 대답 없이 접견실로 이동했다. 

이날 협의엔 한국 측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이, 미국 측에서는 앨리슨 후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당초 오전 11시30분께 끝날 예정이었으나 15분 이상 지나 종료됐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협의 후 청사에서 열린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지금은 6월30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합의한 바 있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그래서 이번 비건 방한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다"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대화를 재개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어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만 지금 대화 국면은 그냥 온 게 아니라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만들어졌다"며 "한미는 아주 긴밀히 협력해 대화의 전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비건 대표도 "이도훈 본부장과 훌륭한 협의를 했다"며 "한미간 상호 이익에 대한 많은 이슈들과 북한관련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한미간 긴밀한 협의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대사 부임설도 부인했다. 그는 "어떤 루머들도 떨쳐버리고 싶다"며 "북한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또 비건 대표는 비건 "북한 측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듣는대로 협상을 재개할 준비 돼 있다"고도 밝혔다. 

한미는 이날 협의에서 북미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과 함께 북한이 최근 연달아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본부장은 협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비건 대표와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라며 "그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만료 시한을 앞두고 한미일 3국간 안보 공조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수 있다. 비건 대표는 방한 전인 지난 19일 도쿄에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한미일 대북 공조 방침을 확인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거쳐 전날 입국한 비건 대표는 이후 이날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와 서울 모처에서 오찬을 한 뒤 오후 4시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해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한다. 이어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만난 뒤 중국으로 이동해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과 회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비건 대표의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의 실무접촉이 성사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의 공세적인 태도가 여전한데다 물리적인 여건 등을 볼 때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미 정상은 지난 6.30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이후 북한이 한미연합연습 등을 이유로 불응해 당초 7월 경으로 예상됐던 실무협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가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으로 전날 끝난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을 거론하며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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