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서 또 소환된 ‘김대중-오부치’
[the300]한중일 협력틀 만든 'DJ·오부치' 거론...강경화 "DJ 흡족, 한편 아쉬울 것" 한일갈등 우회언급
오상헌 기자,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l 2019.08.21 15:40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베이징 구베이 타운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손을 잡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 중한일 3국은 협력 프로세스를 시작했다”(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8월18일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처음 개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였다”(강경화 외교부 장관)
“올해는 1999년 오부치 총리의 제안에 따라 처음으로 일중한 정상회의를 개최된 지 20년째가 된다”(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초석을 놓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또 다시 소환됐다.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한중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3국 외교장관들은 입을 맞춘 듯 20년 전 동북아 공동 번영의 틀거리가 된 첫 한중일 정상회의를 언급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로 여러 차례 부침을 겪긴 했으나 공동 발전의 핵심으로 작용해 온 3국 정상회의와 협력 프로세스를 강조한 것이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1999년 ‘아세안+3’ 회동에서 김 전 대통령과 오부치 전 일본 총리, 주룽지 중국 총리가 참석한 첫 한중일 정상간 조찬 회동이 계기가 됐다. 이듬해 3국은 ‘아세안+3’ 계기의 3국 정상회동 정례화에 합의했고, 이후 조찬을 겸한 비공식 회의로 진행되다 2012년 ‘공식 회담’으로 격상됐다.
강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언급한 건 한중일 협력은 물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오부치 당시 일본 총리와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불리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을 국빈 방문한 1998년 10월8일 일본 의회 본회의장에서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오부치 총리는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전후 50주년 특별담화’를 기초로 일본 식민 지배와 관련해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하고 최초로 공식 외교문서에 명시했다. 김 전 대통령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강 장관은 이날 공동 회견에서 “김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흡족한 마음과 한 편 아쉬운 마음으로 논의를 지켜보시리라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성찰없이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문제삼아 경제보복 조치를 감행한 일본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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