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소재·부품기업 투자 '애국펀드'에 5천만원…"착한 펀드"

[the300]NH농협서 가입 "힘보태야겠다 생각, 금융상품지식 매우 높진 않아"

김성휘 기자,최경민 기자 l 2019.08.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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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 가입 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2019.08.26. pak7130@newsis.com

주식, 펀드 경험이 일체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생애 첫 펀드에 가입했다. NH농협은행-아문디자산운용이 판매하는 필승코리아 펀드에 5000만원을 넣었다. 주식형 펀드로 소재부품장비 등 제조업 국산화 기업에 투자한다. 운용보수를 낮춰 애국펀드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펀드에 가입한 후 가진 간담회에서 "얻어지는 수익의 절반은 소재부품 장비에 지원하는 아주 착한 펀드"라며 "저도 가입해서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 14일 출시했다.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한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미래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도 없지 않다"면서도 "소재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그것은 곧바로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과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마침 그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서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보복조치를 취해왔다"며 "우리 스스로 원천 기술을 개발해서 위상을 높이기도 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기도 하고, 기술도입이 필요할 때에는 M&A(인수합병)를 통해서 기술을 도입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은행 창구에서 직접 펀드에 가입했다. '개인정보 동의' 항목에선 "다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물어보며 내용을 꼼꼼히 읽었다. 문 대통령이 '만65세' 확인란을 못 보고 넘어가려 하자 직원이 “대통령님, 66세 아니십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웃으며 표시란에 체크했다. 문 대통령은 1953년생이다.

가입절차 중 본인이 생각하는 금융상품 지식수준 항목은 △매우 높은 수준 △높은 수준 △낮은 수준 △매우 낮은 수준으로 1~4번이 매겨졌다. 직원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럴 수야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직원이 다시 "겸손하게 안 하셔도 된다. 그래도 대통령님이신데…"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래도 ‘높은 수준’ 정도 할까요. 매우 안 높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번 '매우 높음'을 마다하고 2번 '높은 수준'에 체크했다.

문 대통령은 장기투자 상품인 A클래스와 단기적 상품인 C클래스에 대해 설명을 듣고 A클래스를 선택했다. 비밀번호를 설정하며 "나중에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어떻게 돼요"라고 묻기도 했다.

직원은 "잊어버리셔도 신분증만 가지고 오시면 재발급이 가능하다"며 "펀드가 처음이시네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주식, 펀드 다 처음"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펀드의 종이통장을 수령하는 걸로 가입을 마쳤다. 가입 상품으로는 ‘농협퇴비'를 골랐다.

한편 간담회에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 펀드가 8월14일에 나와서 10일 지났는데 310억원 정도"라며 "1차적으로 1000억원 정도 목표로 시작하고,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제2, 제3의 펀드가 조성될 수도 있냐고 묻자 김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08.26.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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