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처참 · 육군 무시못함 · 해군 미지수

[the300]방사포·미사일 집착 북한, 재래식 전력 한국과 비교해보니…

서동욱 기자 l 2019.08.29 04:32

북한이 방사포와 미사일 전력에 집착하는 이유는 한국에 비해 열세인 재래식 전력을 상쇄하기 위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500km 이하 단거리 발사체는 '선제기습·속전속결'을 원칙으로 하는 북한군의 전통적 군사전략의 핵심 수단이라고 말한다.

한국군은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무기체계를 첨단화했다. 90년대 초반 소련 및 동구권의 붕괴로 당시 한국에 배치돼 있던 미국의 전술핵이 전면 철수됐고 생화학무기도 모두 폐기됐다. 한국은 이때부터 재래식 전력을 발전시킨 반면 북한은 핵과 전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에 집중했다. 남북한 간 핵전력의 균형추는 북측으로, 재래식 전력은 남측으로 기울기 시작한 시점이다.



◇북한 재래식 전력, 공군 처참 · 육군 무시못함 · 해군 미지수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우리 군이 발간하는 국방백서와 각국 군사력 평가기관 보고서 등에 있지만 체제의 폐쇄성으로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외 안보기관과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공군력은 '처참'하고 해군력은 '미지수'이며 육군력은 '무시못할' 수준으로 요약된다. 한국군 전력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얘기다.

국방부가 올해 초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는 남북간 전력비교가 '정량적'으로 표시돼 있다. 무기체계의 성능과 노후도, 합동전력 운용개념 등 정성평가는 빠져 있다. 북한군 병력은 2018년 12월 기준 128만여명으로 한국의 59만9000여명의 2배를 넘는다. 전차는 한국 2300여대 북한 4300여대, 전투함정은 한국 100여척 북한 430여척, 전투기는 한국 410여대 북한 810여대로 주요무기의 양은 한국의 2~4배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군사력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2019년 세계 군사력 순위'를 매기면서 한국 7위, 북한 18위로 평가했다. GFP는 재래식 무기로 육·해·공군의 잠재적 전쟁능력을 분석한다. 가용 자원과 경제력 등 50여 가지 지표로 파워지수를 산출한다. 이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인데 한국은 0.1761, 북한은 0.3274로 평가됐다.

남북 재래식 전력의 격차는 공군력에서 두드러진다. 북한 공군의 주력전투기는 4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MIG-29로 3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의 세대 구분은 등장시기와 주요 탑재무장, 항공전자장비 특성 등으로 나뉜다. MIG-29를 제외면 MIG-21, MIG-19 등 3세대 이하 전투기가 대부분이다. 군사 소식통들에 따르면 MIG-29를 끝으로 북한의 전투기 도입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공군은 4세대 전투기인 F-16 180여대, 4.5세대인 F-15K 59대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력화한 5세대 전투기 F-35A는 2021년까지 40여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북한의 육군력은 무시 못할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다. 육군 전력의 핵심인 전차는 우리보다 2000여대가 많다. 수량은 앞서지만 구형 전차가 많고 성능이 우리 군에 비해 떨어져 위협 수준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질 것으로 평가돼왔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다양한 신형 전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북한군 전차 위협을 경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군의 최신형 전차 모델명은 '선군호' 계열로 불리는데 125㎜ 주포를 장착하고 있다. 적외선 야시장비, 레이저 거리측정기, 컴퓨터 사격통제장치, 화생방 방호체계를 갖췄다. 기존 전차들에 비해 사격 정확도가 높아졌고 주야간 사격능력도 갖고 있다. 이들 전차의 성능은 군사 강국들이 보유한 상위급 전차로 평가된다. 한국 육군은 세계 3위권 전차로 불리는 K2 흑표전차 100여대를 전력화했고 주력 전차인 K1A1과 K1 전차 1500여대 보유하고 있다. K2·K1A1 전차의 주포는 125㎜급이고 K1 전차는 그보다 낮은 105mm 급이다. 한국 육군이 북한 군에 비해 전차의 성능이 앞서고 680여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어 수량적 열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군 해군력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한국 해군이 함정 톤수와 장비 면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북한의 잠수함 전력이 베일에 가려있기 때문이다. 수상함 전력에선 한국의 상대가 안되지만 북한은 70여척에 달하는 잠수함(잠수정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숫자상으로는 북한이 세계 최다 잠수함(잠수정)보유국이 맞다”고 말한다. 


 70여척 가운데 상당수는 소형 잠수정이고 잠수함의 생명인 은밀성·기동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이 전력화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북한 매체는 지난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현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에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 해군이 북한 위협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해상 전력에 맞서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10여 척인데 우리 기술로 최초 건조된 3000톤급 차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2022년 실전 배치되면 잠수함 전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군 당국은 3만톤급 경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는 등 해군력 강화는 당분간 수상함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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