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한반도본부장 오늘 방중…숨가쁜 '북핵 다자외교전'

[the300]최근 방북 뤄자오후이와 한반도정세 협의...美비건과도 곧 회동할 듯, 이달 '유엔총회' 주목

오상헌 기자 l 2019.09.12 05:00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협의를 마친 후 약식 브리핑을 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19.8.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미 실무협상이 가시권에 접어든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다자외교전'이 본격화했다. 정부는 한·미·일 공조 강화와 함께 중·러의 협력 견인을 위한 외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이 본부장과 뤄자오후이 부부장은 한반도 정세를 폭넓게 논의하고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취임한 뤄자오후이 부부장은 아시아·조약법률·국경 및 해양·영사업무 담당으로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역할을 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방북한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수행했으며 방북 기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나 북미 협상 관련 논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본부장은 뤄자오후이 부부장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공유받고 북미 실무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달 초 '5차 방중설' 등과 관련한 정보 교환도 이뤄질 수 있다.  

이 본부장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지난달 14일 북한을 찾았던 마르굴로프 차관으로부터 방북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 본부장의 중·러 연쇄 방문은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북한과 부쩍 밀착하고 있는 두 나라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과 비핵화 진전을 지지하지만, 미국에 맞서 한반도 및 역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북한과 외교·안보 분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중·러의 비핵화 해법(단계적 비핵화)은 북한의 주장과 가깝고 한미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본부장은 다음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화와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달 하순쯤 북미 실무대화 수용 의사를 밝힌 다음날 비건 대표와 전화 협의를 갖고 이른 시일 내 회동하기로 약속했다. 비건 대표와 만남이 성사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 시기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7일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도 한반도 당사국들과 주변국들의 다자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물밑 대화와 실무 접촉 성사 여부에 따라 유엔 총회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여서 현재로선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 본부장도 유엔 총회에 참석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비건 대표 등과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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