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순방때 김현종과 '설전' 시인한 강경화, 왜?

[the300](상보)국회 외통위서 "김현종과 다퉜나" 묻자 "부인 않겠다"...靑·외교부 '정책주도권' 앙금 분석도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최태범 기자 l 2019.09.16 17:06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9.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한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로 김 차장을 꼽고 비판 발언을 내놓은 뒤 강 장관의 생각을 묻는 과정에서다. 

정 의원이 “지난 4월 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계기에 (강 장관이) 김 차장과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말미에는 영어로 싸웠다는 말도 있다”고 하자 강 장관은 “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차관급인 김 차장과 미묘하고 서먹한 갈등 관계에 있다는 외교가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 내놓은 것이다.

강 장관은 문 대통령 순방을 수행하던 당시 업무 처리와 관련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 혼내자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며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차장이 “상관하지 말라”고 다시 맞받는 과정에서 언쟁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이례적으로 이를 시인한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외교정책의 주도권을 둘러싼 청와대와 외교부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 의원은 “우스갯소리 한 마디 하겠다. 요즘 외교관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렇다고 한다”고도 했다.

이날 외통위에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여야간 첨예한 공방전도 전개됐다. 여야는 각각 “자주적 외교력을 보여줬다”, “한미동맹의 균열이 커졌다”고 맞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교라는 게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우리 나름의 판단과 계산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적절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주외교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겠느냐”며 “한국만 안보공백이 생기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해 신뢰를 회복하면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 동맹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은 지난 8월 셋째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3차 북미 정상회담 제안과 평양 초청 의사를 담은 비공개 친서를 보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그런 친서가 있었다는 건 미측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평양 초청’ 친서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이어진 오후 질의에선 “확인된 바 없다”며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외통위와는 무관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설전도 전개됐다. 김재경 한국당 의원은 강 장관에게 “법무부의 영어 명칭(Ministry of Justice)이 무엇이냐”고 질문한 뒤 “(조 장관 임명이) 국민들 눈에 정의로 보이겠느냐”고 비꼬았다.여당 의원들이 “상임위 회의와 무관하다”며 항의하자 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외통위원장이 “상임위 취지에 맞게 질의 답변을 해 달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8.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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