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공표금지 추진…속으로 웃는 건 국회의원(?)

[the300]'알권리'와 '인권보호'의 딜레마…정치공방 속 왜곡된 결과물 나올수도

김민우 기자 l 2019.09.17 17:39

피피의사실공표죄 부활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자 인권보호’다. 국회의원 등 공인의 피의사실 공표도 금지한 법무부 초안은 이러한 논란을 한층 가열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형법 126조는 사건이 재판에 넘어가기 전에는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와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피의자의 인권보호가 우선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법무부는 ‘공보준칙’을 통해 예외적으로 실명공개를 허용해왔다. 전·현직을 포함해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자산총액 1조원 이상 총수 등이 예외대상이었다.

10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 당시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이른바 ‘논두렁 시계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 KT채용비리 의혹 등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흘러나올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조항 때문이었다.

모두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 한다는 판단하에 공인의 비위 혐의 등이 재판도 받기 전에 공개됐다.  

그러나 검찰의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사실은 때로는 진실을 가리기도 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재판도 받기 전에 혐의만으로 유죄로 인식되기 일쑤였다. 추후 무죄로 판결이 나더라도 여론의 인식 속에는 비위행위자로 남는 일이 빈번했다.

피의사실공표는 수사와 재판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으로 피의자가 목숨을 끊는 경우 수사와 재판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에 법무부가 예외적으로 피의사실공표를 허용한 공보준칙 조항을 폐지하고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으로 대체하겠다고 초안을 마련한 이유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사실상 기소 전에는 수사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피의사실공표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도 논쟁의 여지는 여전하다. 언론과 여론의 감시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국민의 여론이 ‘표’로 연결되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피의사실공표금지 추진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같은 분위기는 법무부의 피의사실 공표금지 추진을 ‘수사외압’이라고 규정하는 야권에서도 다르지 않다.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왜 하필 지금이냐’는 논란도 제기된다.“기본적으로 피의사실 공표에 부정적이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완전히 박탈하고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에는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해 준다.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얘기다. 오히려 진정성이 훼손되고 정치공방으로 인해 왜곡된 결과물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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