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 또 '부장관 승진설'…北최선희와 협상테이블 마주앉나

[the300]WP "비건 부장관 검토, 대북업무 계속 맡을듯"....'비건-최선희' 실무회담 조합 가능성도

오상헌 기자 l 2019.09.18 13:05
북미
(인천공항=뉴스1) 안은나 기자 = 2박3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9.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핵화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기용설이 미 언론에서 또 다시 제기됐다. 비건 대표가 최근 대북정책 업무에 전념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던 만큼 부장관으로 승진할 경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협상 카운터파트로 다시 마주 앉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17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앞서 지난 달 비건 대표의 부장관 승진 가능성을 보도했다. 로긴은 특히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하더라도 대북협상 대표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건 대표는 당초 다음달 교체되는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로 거론됐으나 방한 기간이던 지난달 21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외교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관련해 진전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대사 이동설을 일축하고 대북협상 전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경질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13일 워싱턴을 찾았던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건 대표와 45분을 독대했는데 '(백악관으로) 안 간다. 어떻게든 비핵화 문제를 끝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비핵화 등 대북정책 업무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WP는 이날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제외하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와 키스 켈로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 5명을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 후보군으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새 주러시아 미국 대사에는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이 비건 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승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배경이다.

비건 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로는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 부상과 마주앉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로긴은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할 경우 이달 말을 전후해 재개되는 북미 실무협상의 북한 측 대표를 최 부상이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위급 협상은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맡고, 실무회담은 2인자인 '최선희-비건' 조합으로 짜일 수 있다는 얘기로 읽힌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은 앞서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1월 2박3일간 스웨덴에서 만나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본격 협상을 위한 예비 실무접촉을 가졌었다. 지난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하노이에선 비건 대표와 김혁철 당시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으로 위상이 격상된 최 부상이 실무 테이블에 직접 앉기보다는 막후에서 협상 전략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북한이 이달 하순 실무협상을 제안하긴 했으나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식' 직거래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북미는 현재 리용필 주유엔 북한 차석대사와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의 '뉴욕채널' 등을 활용해 실무협상 시기와 장소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뉴스1) 박세연 기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8일 오전(현지시간)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위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9.2.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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