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이중국적 밝혀라" 홍준표에…한국당, "내부총질 말라"

[the300]홍준표 "핵심은 원정출산"…나경원 "언급할 가치 없어"

백지수 기자 l 2019.09.22 18:06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원정 출산 의혹을 직접 언급하며 저격하자 홍 전 대표에 대한 역공이 당 내부에서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22일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 원내대표의 아들 원정출산 의혹을 두고 "핵심은 원정출산 여부다. 이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며 "서울에서 출생했다고 말로만 하는 것 보다 예일대 재학중인 아들이 이중 국적인지 여부만 밝히면 그 논쟁은 끝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홍 전 대표는 "나는 야당 원내대표의 아들이 이중국적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며 "분명히 천명하고 여권의 조국(법무부 장관) 물타기에서 본인과 당이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조속한 대처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마치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1억 피부과 파동을 연상시킨다"며 "저들은 조작된 자료라도 가지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한 방에 역전시키라"고 조언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올린 게시글에서 "2005년 7월 원정출산 방지를 위해 국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정치인의 자녀들은 따가운 여론 때문에 함부로 한국 국적을 포기 하지는 못 하지만 한국의 특권층들은 아직도 원정출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그 국적법은 당시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자녀·손자들이 이중국적자들이 있어 반대해 부결됐다가 여론의 거센 질타로 다음 임시국회에서 재발의돼 가결됐다"고 회상했다.

나 원내대표에게 아들의 의혹을 밝히라고 요구한 후 한국당 전신인 옛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의 원정출산이 많았다고 언급해 나 원내대표의 의혹을 다시 부추긴 셈이었다.

홍 전 대표는 "차라리 깨끗하게 이민 가서 살면 되는데 한국에 살면서 불법 병역 면탈이나 하는 한국 특권층들의 더러운 민낯이 바로 원정 출산"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한국당 내부에서 홍 전 대표에 대한 역공이 이어졌다. 한국당 대변인을 지내 민경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의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내부 총질은 적만 이롭게 할 뿐이다"라고 일침했다.

민 의원은 "하나가 돼서 싸워도 조국 공격하기에 벅차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다음 게시물에서는 홍 전 대표를 겨냥한 듯 "조국 하나 상대하는 동안 좀 기다려 주시길…"이라며 "저는 한 놈만 팬다"고 적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이 없다"고 공격을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의 '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 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집회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딸·아들, 조국 장관 딸·아들, 황교안 한국당 대표 딸·아들, 저희 딸·아들 다 특검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지금 의혹들을 계속 제기하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만큼 여당과 진지한 논의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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