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환노위]'죽음의 외주화' 악몽 재현되나

[the300]한정애 "사망사고·편법 하도급" 지적…문진국, 임이자, 송옥주, 신창현 '상위권 랭크'

이원광 기자 l 2019.10.11 22:09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서울·중부·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고용노동청 국정감사. 한정애(민), 문진국(한), 임이자(한), 송옥주(민), 신창현(민), 설훈(민), 이정미(정), 신보라(한), 이장우(한), 김태년(민), 이용득(민), 전현희(민), 이상돈(바), 강효상(한), 김동철(바), 김학용(위원장/한), 시민석(청장).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죽음의 외주화’ 우려가 또 제기됐다. 이번엔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승강기업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농촌 인력 수급 실태와 산업재해 및 채용비리 은폐 의혹, 대학 청소노동자의 휴게공간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본청에 열린 환노위의 서울·중부·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방고용노동청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균법’ 이후에도 편법 하도급 계약으로 위험 작업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는 행태가 승강기업계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지난 3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 및 교체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A씨(21)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의원은 티센크루프가 원청기업의 지위를 피하기 위해 명목상 공동수급형식으로 중소업체들과 계약했으나 사실상 내용은 하도급 계약이라고 질타했다. 티센크루프가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아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한 것과 협력업체 10여곳의 인감과 직인을 보유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특히 마지막 질의에서 티센크루프가 지난해에만 배당금으로 독일 본사에 45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티센크루프가 본사 이익에 집중한 채 사망사고 방지를 위한 인력 보강과 협력업체와 상생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 한국노총 노조위원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문 의원은 지난 2월 포항제철소 사망사고를 두고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포스코는 지병에 의한 심장마비 돌연사라고 발표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외부 압력에 의한 장각 및 췌장파열’로 결론났다고 문 의원은 질의했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촌 현실을 공개했다. 임 의원 참고인으로 등장한 한 농장 대표는 “농가들 스스로 (근로자 고용을 위해) 돈을 올려 주다보니 인건비가 엄청 올랐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에 따라 농촌에 6400여명의 근로자가 배정된다는 임 의원 질의에 그는 “현실적으로 거리가 먼 이야기”라며 “경북에만 5만명 이상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은폐 의혹으로 이번 국감에서 처음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송 의원은 “채용 관련 서류 23건이 분실됐다는 감사 결과가 있다”며 “더 큰 채용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폐기나 은폐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 채용비리 연루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대학 청소노동자의 휴게공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PPT’(파워포인트) 질의로 시선을 모았다. 중앙대, 홍익대, 광운대, 동덕여대, 성신여대의 청소노동자 휴게시설 사진을 차례로 공개했다. 냉·낭방시설이 없거나 성별 분리는 물론 최소면적조차 확보되지 않는 곳이 확인됐다. 심지어 매연이 유입되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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