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일왕즉위식 참석…韓日 꼬인 실타래 풀까

[the300]아베와 회담으로 돌파구 기대감vs강제징용 배상안 간극에 공회전 관측

권다희 기자 l 2019.10.14 06:00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국 고위급간 회담이 1년 여 만에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한 한일간 입장차가 여전한 탓에 갈등을 풀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내긴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통 李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아베와 회담 여부 주목=13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 참석차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공식발표된 이 총리 일정은 즉위식·일본 궁정연회(22일)와 아베 총리 주최 연회(23일) 참석 정도다. 하지만 아베 총리와 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NHK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약 15분간 회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사된다면 지난해 9월 한일정상회담 후 첫 아베 총리와 한일 고위급간 회담이다.  

‘이낙연 카드’는 파격보다 순리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경우 한일갈등의 극적 전환을 꾀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이 그 정도는 아니다. 정부는 1990년 일왕 즉위식 당시 강영훈 국무총리가 참석한 전례, 이번 즉위식에 참석하는 다른 국가 대표의 격 등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총리는 도쿄 특파원, 국회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지낸 일본통이다. 특히 이 총리 참석 결정은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일본에 상당한 예우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이 총리 해외순방을 ‘투톱 정상외교’라고 규정했다. 총리 외교를 정상외교급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한일관계 해법이 안갯속인 시점에 아베 총리와 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 자리가 한일갈등을 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는 지난 4일과 8일, 연달아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게 발언의 요지였으나 최근 몇 달간 강경기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어조로 해석됐다. 일왕즉위식이 한일갈등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 이유다. 

◇강제징용 배상안 입장차 여전…실질적 진전 없을 가능성=그러나 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가시적 진전을 만들기 쉽지 않다. 양국 갈등의 핵심쟁점인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한 입장차가 워낙 큰 때문이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간 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한 쪽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 결정적 해법이 나오긴 어렵다. 

오히려 연말께 일본 기업의 한국내 자산매각이 시작되면 한일간 확전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대법원 확정판결 후 피해자들은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의 한국 내 자산압류·매각을 신청했고 이 절차가 연말~내년초 사이 집행될 예정이다. 자산매각이 현실화하면 일본은 강도높은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상간 톱다운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거론된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가와무라 다케 전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에서 갈등을 풀기 위해 한일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올해 말 예정된 한중일정상회담 기간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시기적으로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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