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시험대 올린 美…'지소미아·방위비' 파상공세

[the300] 주한美사령관 "지소미아 종료, 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14~15일 한미 안보회의서 최대 압박할 듯

오상헌 기자, 서동욱 기자 l 2019.11.13 14:49
【서울=뉴시스】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2일 연합사령부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한미연합사 제공) 2019.11.13. photo@newsis.com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미국의 최대 압박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 틀인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분담 이슈를 고리로 한미 관계를 시험대에 올린 형국이다.

미 정부 고위 외교 당국자들과 국방 수뇌부에 이어 이번엔 한반도 방위를 책임지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나섰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가 없다면 우리(한미일)가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변국에) 보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한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11일(현지시간) 일본행 군용기에서 한일 갈등은 북한과 중국에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한 취지의 발언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동북아시아 역내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북·중·러시아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 만큼 종료 시한인 오는 22일 자정 전에 철회하라는 뜻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협상이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한국 정부는 더 낼 능력이 있고 더 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도 동의한다"며 증액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분담금 용처와 관련해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직원 9200명의 급여 중 약 75%가 분담금에서 나온다. 한국 납세자의 돈으로 한국인의 급여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군수 또는 새로운 시설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한국인에 지급하는 돈"이라며 "그 돈이 다시 한국 경제와 한국인에게 돌아가지 나에게 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마이어 헨더슨 홀 합동기지=AP/뉴시스】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10일(현지시간) ABC뉴스 '디스위크'에 출연해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의 규모는 "확실하게 1000명은 넘지 않는다"며 500~600명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9월30일 버지니아주 마이어 헨더슨 홀 합동기지에서 연설 중인 일리 의장의 모습. 2019.11.11.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언급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틀 내의 3가지 항목인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에 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SMA 틀 밖의 한반도 안보에 소요되는 비용 등의 용처에 대해선 함구한 채 "지금 나오는 추측의 다수는 잘못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방·군사 수뇌부의 압박은 14일, 15일 서울에서 각각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에서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밀리 미 합참의장은 MCM 참석을 위해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과 이날 서울에 도착했으며 이날 박한기 합참의장과 만찬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차관보, 펜톤 국방장관 선임군사보좌관 등도 SCM 참석을 위해 14일 방한한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의장 등은 잇단 한미 군사·안보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요청하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한일·한미 관계를 둘러싼 현안을 국익 차원에서 접근하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소미아의 경우 한미동맹과는 무관한 사안으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검토할 수 있다는 게 일관된 방침이다.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SMA 틀 내의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나토 국방장관들은 터키의 시리아 북부 침공을 논의할 계획이다.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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