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韓, 돈 더내라"…美 대놓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종합)

[the300]에스퍼 美국방 “한국은 부유, 더 부담할수 있고 더 부담해야만 한다”

최태범 기자 l 2019.11.15 15:31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2019.11.15. photo@newsis.com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SCM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공평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과,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만료 이전에 제11차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은 달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연말까지 대한민국의 분담금이 늘어난 상태로 11차 SMA를 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은 대한민국 방위에 여전히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운을 뗀 뒤 “한미의 연합방어능력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한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논의했다”면서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방위비와 관련해 우리는 우방국들과 동맹국들에게 그 기여도를 조금 더 부담하도록 하는 쪽으로 항상 이야기했다”며 “이런 메시지를 아시아나 유럽 국가들에게도 했고 그 외에 다른 국가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매우 강한 동맹이며 한국은 부유한 국가이기 때문에 더 부담할 수 있는 여유도 있고 더 부담해야만 한다. 미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우방국,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에 있어 조금 더 인상된 수준을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상호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발언이 미측의 인상에 동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방위비분담금이 잘 책정돼 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잘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양측의 그런 생각들을 잘 일치시켜서 한미가 앞으로 상호 간에 윈윈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47억 달러를 요구했다는 설에 대해선 “명확하게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지금은 전반적으로 양측의 여러 현안 사안들을 갖고 논의하고 있는 과정이다. 양측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는 오늘 회의 주제가 아니었지만 에스퍼 장관과 개인적인 의견 교환은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가 만기되도록 그냥 방치를 하게 되면 한미동맹의 어떤 효과성이 약화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양자 간 어떤 이견들을 좁힐 수 있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의 만기나 한일 갈등·경색으로부터 득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다. 공통위협이나 도전과제에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다시 우리의 관계를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한 노력(지소미아 연장)을 할 만한 이유가, 이보다 더 강력한 이유가 있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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