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권자 여론조사로 불출마 유도한다"

[the300]불출마 15~16명+평가 하위 20%=현역 40명까지 교체 가능

김하늬 기자 l 2019.11.19 05:20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단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더불어민주당이 지역별 유권자 여론조사로 현역 의원 불출마를 유도한다. 인위적 물갈이가 아닌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에 둔다는 의미이자 자연스런 교체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의원평가 결과 하위 20%(25명)에다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없는 현역의원까지 합치면 물갈이 대상 현역의원은 4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여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이철희 ·표창원·이용득 의원 외 현역 비례대표와 중진 의원 다수가 불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 일부 중진 의원은 험지 출마까지 고려 중이다. 

다만 이들은 예산국회 등 남은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해 국회의원의 의무를 다 한 뒤 공개 불출마 등의 뜻을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의원평가 결과 하위 20%를 사실상 교체 대상으로 정했다. 불출마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불출마자를 제외한 하위 20%가 대상이 되면 물갈이 규모는 커진다. 

현재 불출마를 결심할 의원은 15~16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자발적 불출마 외 여론에 따른 불출마 흐름을 만들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여당 핵심 인사는 “자발적 불출마는 개인의 아름다운 선택”이라며 “또 다른 불출마 선택은) 여러 지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지역구 유권자의 여론조사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도부나 특정 세력이 결정하는 방식, ‘한국당 살생부’ 등의 방식은 민주당과 맞지 않다”며 “명단을 만들어 압박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과 물결이 중심”이라며 “여론이 형성돼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열린 공간엔 청년과 여성, IT와 바이오 등 전문가 그룹을 영입해 채울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채우지 못하고 있는 지점은 경제, 새로운 먹거리, 청년과 여성, IT·수소경제·바이오·우주과학 등 분야별 전문가 그룹”이라며 “정치의 결핍을 채우는 인재영입으로 세대 교체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고양(경기)=홍봉진기자 honggga@



한편 당내엔 청와대 출신 인사에 대한 부담감과 경계감도 팽배하다. 현재 청와대 출신 출신 인사만 30여명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칫 이들이 현역 의원들을 몰아내는 모양새가 되면 ‘친문 총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부담이 적잖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불출마 선언에 따른 ‘86세대 물갈이론’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나이나 선수, 세대적 특징을 이유로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총선 경쟁력과 의정 능력을 기준으로 젊은 의원과 중진 의원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소위 ’86세대‘는 보통명사처럼 쓰이지만 사실 각양각색의 정치이력이 있다”며 “누군가는 일찍 정치에 입문해 중진이 되고, 누군가는 외부 전문가로 활약하다 초선으로 국회에 왔을 뿐”이라고 했다. 특정 세대를 ’핀셋‘으로 꼬집어 들어내기보다 시스템 정당으로 발전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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