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국민도 울었다…靑청원 하루만에 20만명 돌파

[the300]文, '국민과의 대화' 후 스쿨존 개선 지시..탄력근로제 개정입법 촉구(종합)

김성휘 기자,김평화 기자 l 2019.11.20 17:17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부모가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어린이 안전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2019.11.19.[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dahora83@newsis.com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가 스쿨존 교통사고 처벌강화 법안(민식이법)에 대한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한편 이와 별도로 스쿨존 과속방지턱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스쿨존 내 교통 사망사고 가중처벌과 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민식이 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제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스쿨존의 과속방지턱을 길고 높게 만드는 등 누구나 스쿨존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운전자들이 스쿨존(학교주변 안전구역)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다.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김민식군 부모가 눈물로 호소한 것이 국민적 여론을 모으는 계기였다. 이른바 민식이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과의 대화'가 시작하던 19일 오후 8시 동의자 2만7105명에 그쳤으나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20만 명을 돌파했다. 중계방송이 끝난 10시경부터 대략 12시간만에 17만명 넘게 증가한 속도다.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가 공론을 일으키고 여론이라는 강력한 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올해 9세이던 김민식군은 9월10일 천안 아산의 스쿨존에서 4살 동생의 손을 잡고가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서 김민식 군 부모를 첫 질문자로 택했다. 김 군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통과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스쿨존에서 아이가 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듣고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법안이 통과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쿨존 교통사고 가해자 처벌 강화 등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사망사고 가해자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음주운전과 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이 원인인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 도중, 이처럼 입법이 절실한 민생과제에 대해 국회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공수처 설치법,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법, 탄력근로제 개정입법 등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은 해마다 결정하지만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여러 제도들은 국회 입법이 필요하고 이 '입법 시차'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보호법과 임대료 인상 억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의 입법을 당부했다. 

국회에는 여당이 발의한 소상공인·자영업기본법안 1건과 야당이 발의한 소상공인기본법안 5건이 계류중이다. 이들 법안은 향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병합 심사를 거쳐 통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제도의 확대 적용 관련,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더 확장해주는 것이 보완 대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입법 해주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과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안건은 2주 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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