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단식' 황교안에게 "한·아세안 환영 만찬 와달라"

[the300]단식 이틀차 황교안 찾은 강기정…"여야 5당 대표·원내대표 초대" 文대통령 발언 전해

백지수 기자 l 2019.11.21 17:08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2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틀째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단식 이틀차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오는 25일 한-아세안 환영 만찬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 바닥에 앉아 단식 중인 황 대표를 찾아가 이같은 문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5일 저녁 5시30분부터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총회 만찬 자리에 한-아세안 10개국 협의회 회장들이 오는데 5당 대표들과 원내대표들이 다 와서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아세안 총회가 한미 경제 문제도 있고 갈등 속에서 우리가 살아 나가야 할 새로운 출구"라며 "아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강 수석은 "황 대표가 단식 중인데 만찬 자리 얘기를 하는 것이 어렵다"며 "사실 이 말씀을 전하러 왔다. 그런 자리여서 힘을 모아주면 어떨지 당부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참석을 거절했다. 황 대표는 "말씀 잘 들었다"며 "대통령께 단식 중이라는 점도 잘 말씀드려 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관련 "어렵더라도 대통령이 바른, 국민을 위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며 "대통령의 뜻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황 대표의 단식 투쟁 명분 중 하나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도 "오늘이 최대 위기"라면서도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은 "안 그래도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원래 오후에 하는데 오전에 열었다"며 "오늘이 거의 마지막 정국 같지만 지난주 일요일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다녀오고 또 다른 외교부 라인은 마지막까지 일본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강 수석은 "일본 아베 정부 입장에서는 완전히 본인들 잘못은 전혀 얘기하지 않고 완전히 (한국에) 백기를 들으라는 식"이라며 "이번 기회에 완전 (한국을) 굴복시키겠다는 태도이다 보니 협상 진전이 정말 안 되고 살얼음을 걷듯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은 "오늘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내일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고민도 있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쪽 두 쪽을 다 열어놓고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황 대표에게 말했다.

강 수석은 또 "황 대표가 전날 저녁 국회로 가셨다고 해서 한편으로 실내로 갔으면 했는데 여기 다시 있다고 해서 염려된다"며 건강을 당부했다.

황 대표는 "일각에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여러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을 걱정하는 분도 많이 계신다"며 "대통령이 해결책을 내놓으셔야 한다. 그렇게 전해 달라"고 답했다.

강 수석은 전날 오후에도 황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 단식을 만류했다. 황 대표는 전날 오후 8시40분쯤 청와대에서 국회로 돌아와 국회에서 노숙한 후 이날 새벽 다시 청와대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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