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커지는 '비관론'…트럼프 "모두 잃을 것" 경고(종합)

[the300] 트럼프 "적대행동시 모든 것 잃어" 김정은에 경고...전문가 "기회의 창 닫혀가, 핵군축 협상요구 가능성"

오상헌 기자, 권다희 기자 l 2019.12.09 13:10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로 향하기 위해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비핵화 문제가 협상 테이블 위에서 치워졌다"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발언에 대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발언의 중요성을 폄하했다. 2019.1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 경우 ‘모든 것’(everything)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며 대미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직후 나온 대북 메시지다. 

◇트럼프 "김정은과 좋은 관계" 빼고 "모두 잃는다" 경고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은 너무 영리(smart)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다”며 “미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고,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 하에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약속한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사안에 통일돼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지지와 대북제재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새로운 길’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킬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김 위원장은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했다. 

이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이나 위성 발사체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행동’에 나서자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트윗에선 그간 즐겨썼던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란 표현도 뺐다.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이 8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의 위성 사진 모습. © 뉴스1


◇美전문가 "로켓엔진시험한 듯"…'성탄 선물' ICBM 발사 가능성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 방송에서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했다. 약속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특히 “스티브 비건도 그 지역(한반도)으로 갈 것이고 우리에겐 많은 (협상) 도구들이 있다”며 “북한이 약속했던 길과 다른 길로 간다면, 그것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중순 방한 가능성이 큰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대북정책특별대표)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어길 경우 무력 사용 등 ‘군사 옵션’도 열어두고 있다는 압박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8일 “7일 오후 서해 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험이 진행됐다.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이날 트위터에 ‘로켓 엔진 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프리 소장은 7~8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차량과 물체들(objects)이 7일 실험을 위해 나타난 뒤 8일 사라졌다”며 “연소 시험 때 이뤄진 분사로 발사장 주변 땅이 널브러진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판은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는데 기회의 창이 닫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나와 “(북한이) 크리스마스 때 사거리가 더 나가는 ICBM이나 또는 ICBM 여러 대를 한꺼번에 고출력엔진, 고체연료를 써서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이제는 (미국과) 협상 안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네 나라가 동북아 지역에서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하며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들을 4일 공개했다. 이번에는 부인 리설주(오른쪽) 여사도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백두산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 등과 대홍단혁명전적지 등도 시찰했다고 전했다.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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