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보좌관 "감동 없고 쇼만…국회, 젊은세대로 확 바꿔야"

[the300]'국감 전략서' 펴낸 12년차 제방훈 보좌관 "국회 노하우 전수 절실"

박종진 기자 l 2019.12.13 05:30
제방훈 윤상직 의원실 보좌관 /사진=김휘선 기자


국회 근무 12년 차인 제방훈 보좌관(39, 윤상직 의원실)은 답답했다. 행정부 견제 감시라는 국회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교육여건이 열악했다. 전문성과 조직력을 갖춘 행정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자료를 받아내고 문제점을 지적하려면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전수가 전혀 안 되고 있었다.

제 보좌관은 "국회에는 교육도, 교재도 없다. 의정연수원에서 1년에 8시간짜리 교육이 있는데 그것도 업무 중에 눈치 보면서 잠깐 앉아 있다가 오는 게 전부다"고 말했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내가 한번 해보자"고 시작해 나온 결실이 지난 9월 출간한 '국회 국정감사 실전 전략서'(행복에너지)다. 국정감사의 정의부터 아이템 기획과 자료요구 전략, 질의서 작성 요령, 홍보전략까지 총망라했다.

제 보좌관은 "입사 1주일 밖에 안된 어떤 의원실 인턴이 '책을 보면서 질의서를 쓰고 있다'고 하고, 메일로도 소감을 보내준 보좌진들이 있다"며 호응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제 보좌관은 경험을 쌓기 위해 국회 인턴으로 들어 왔다가 눌러앉은 경우다. 다양한 의원실과 상임위를 경험했으며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다.

보좌진이 찾아낸 문제 하나하나가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일에도 직결된다는 걸 경험으로 익혔다. 제 보좌관은 "18대 국회 행정안전위 국감에서 지자체 자료를 살펴보던 중 예산을 맡기는 주거래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회사에서 쌓은 포인트를 자기들 마음대로 쓰는걸 발견했다"며 "아예 순번을 정해서 (포인트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 국민재산을 개인적으로 쓰고 있더라"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됐고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여러 부처와 공공기관에 만연해 있던 비슷한 관행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

국회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연일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20대 국회의 모습은 안타깝다. 제 보좌관은 "올해 국정감사만 해도 현 정권이 논란을 일으킨 후보를 고집하면서 '조국 이슈'에 모든 민생현안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다"고 말했다.

비교적 젊은 청년 보좌관으로서 한국 정치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도 매섭다. 제 보좌관은 "감동이 없고 쇼만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울리는 정치인의 한마디를 찾기 어렵다. 그저 상대방이 잘 못하는 척, 내가 더 잘하는 척 하는 쇼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예컨대 우리당(자유한국당)의 경우 국민들은 틀을 깨는 것을 요구하는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만 모아놓고 하려니까 '꼰대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젊은 세대로 제21대 총선 후보를 상당 부분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드라마에서만 이정재(보좌관)가 있지 현실에서는 없다. 보좌관을 과감하게 등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 보좌관은 한국당보좌진협의회 대변인이기도 하다. 보좌진이 의원들의 말과 글을 대변한다면, 그 보좌진을 대변하는 보좌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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