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동의' 강조한 文대통령 "日도 강제징용 해법 내야"

[the300]文 대통령 신년회견서 "공동협의체 참여 의향 있다"…호르무즈 파병 "종합적·현실적 방안 찾을것"

권다희 기자 l 2020.01.14 16:06
1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2020년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갈등의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피해자의 동의'를 제1원칙으로 꼽고 일본도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소송대리인단 등이 제안한 한일공동협의체에 "한국 정부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 "우선 '수출규제-지소미아' 해결하자…강제징용, 일본도 해법 제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 등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빨리 해결한다면 양국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은 여전히 간극이 큰 만큼 지소미아종료 문제와 수출규제 원상회복을 우선 매듭 짓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 11월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유예했다. 이 유예의 조건이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복귀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3개 반도체 소재에 대한 대(對)한 수출관리 강화, 한국의 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국) 배제 등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는 이 중 1개 반도체 소재에 대한 절차만 지난달 한일정상회담 직전 돌려놨다. 한국 정부는 7월 이전으로 상황을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해법을 제시했고 한국 입법부도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부 차원의 노력을 했다"며 "일본도 그에 대한 해법을 좀 제시 하며 한국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동협의체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서 수정 의견이 있다면 그 의견을 한국이 제시한 방안과 함께 놓고 머리를 맞대자"고 거듭 말햇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점에 충분한 염두를 둬 방안들을 마련한다면 양국 간에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며 "지금 (법원의) 강제집행절차에 의해 현금화가 이루어져 많은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다.한일 간 대화가 속도감 있게 촉진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같은 한일 현안은 현지시간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며 "한일간의 관계 개선이나 교류를 촉진하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 도쿄올림픽에 한국의 고위급 대표가 참석하게 될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역시 한일관계 문제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협상의 재개"라며 한미 간 대북 정책 관련 지향점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03.30.


◇"호르무즈 파병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방안' 찾아야"…방위비 '국회 동의' 강조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 했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요소로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의 안전 문제'를 꼽으며 동시에 원유 수급과 에너지 수송 문제, 한미동맹, 이란과도 외교관계를 고려해야야 한다고 했다. 

이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은 1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갖는 한미외교장관회담을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경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하는 청해부대 왕건함의 작전지역을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청해부대가 미국과 연합하지 않고 독자적 작전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진전이 있다"며 "그러나 아직도 좀 거리가 많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회의 동의도 그 선(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지켜야 받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협상팀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강조해 미국의 인상요구를 제한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팀은 14~15일 미 워싱턴 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협상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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