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전례 드문 국회방문…파격 동선 숨은 메시지

[the300]

김성휘 기자 l 2020.02.27 18:11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행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7.05.10.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를 직접 찾아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 주요 당대표들과 코로나19 사태 극복방안에 머리를 맞댄다. 전례없는 동선이다.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 외에 특정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건 2013년 2월7일 박근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취임식을 앞두고 있었다.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 위험이 고조되자 국회를 찾아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현 국회의장)과 3자 회동을 했다. 

경호상의 이유도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로선 대통령의 정치적 무게를 고려하면 '꼭 필요한' 때 외에는 국회 직접 방문을 꺼린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는 순간부터 이런 공식을 깨고자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년 KBS 대담에서 '야당과 관계를 풀지 않고 국정을 끌고 가는 것 아닌가'란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동의할 수 없다. 돌이켜보자면 제가 2년 전 (2017년) 5월 10일, 약식으로 취임식 하면서 취임식 이전에 야당 당사를 전부 방문했다. 이후에도 아마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자주 야당 대표들과 원내대표들을 만나왔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취임식날, 당시 새누리당 당사를 찾으며 반대 진영에 손을 내밀었다. 이번 방문도 국회에 먼저 손을 내밀어 초당적 협력을 구하는 뜻이 숨어있다. 

28일 만남을 계기로 대통령의 국회방문까지 정례화하긴 무리다. 최소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재가동만큼은 청와대가 바라고 있다. 비정기적 협의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는 결국 파행, 장기 휴업중이다. 문 대통령도 "손바닥도 마주쳐야 손뼉 소리가 나는 것"이라며 야당의 호응을 여러번 촉구했다. 

여권에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2013년 입장과 같은 초당적 협력을 황 대표에게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 의장은 대선에 패배한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안보에 관해선 여야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는 자세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대선에서 졌던 민주통합당 후보가 문 대통령이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회식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차별화했다. 이때 여의도정치는 비효율, 비상식으로 규정됐다. 박근혜정부에서도 대통령과 국회간 갈등이 첨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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