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속기록]'표절 논란'..현재의 김명수 vs 8년전 김병준

[the300]2006년 김병준 부총리 교육위 회의록 보니…

지영호 기자 l 2014.07.03 09:56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사무실에서 인사청문회 준비를 마친 뒤 퇴근하고 있다. 2014.6.30/뉴스1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자질론이 확대되고 있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논문 표절, 연구비 부당수령, 컬럼 및 특강 원고 대필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드러난 것만 11건이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입지가 좁아진 청와대가 연이어 나오는 김 후보자의 의혹들로 곤혹스런 상황이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이 예정된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키는 한편, 높아진 인사검증 기준을 문제로 지적했다.

후보자의 국정 시행 능력이나 종합적인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몰이식 비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높아진 인사 검증 기준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이 기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6년 한나라당은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해 결국 낙마시켰다. 당시 박 대통령은 대선에 나서기 위해 당 대표직을 막 사퇴한 직후다.

 

그해 8월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과 김 부총리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앞서 김 부총리는 7월18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검증을 자처, 사실상의 2차 인사청문회로 진행됐다.  

2006년 표절의혹 등으로 임명 13일만에 사퇴한 김병준 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사진=머니투데이DB

"글만 표절하는 것이 아니고 그분의 아이디어라든지 그분이 한 실험의 노력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공저자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이주호 의원

"서베이 데이터는 밝혔다. 본인이 문장을 쓰거나 본인의 아이디어를 내야 되는데 본인의 아이디어나 문장은 전혀 없었다. 만일에 위원님께서는 미시건 데이터를 쓰신다면 미시건 연구소를 공저자로 인정해 주겠느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미시건 데이터를 쓰는 것하고 제자의 서베이를 오용하는 것하고는 틀리다" -이 의원


당시 한나라당은 제자 논문표절과 논문 중복 게재, BK21 연구실적 확대 보고와 연구비 중복 수령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공동 데이터를 사용했고, 중복 게재가 허용된 학술지였으며, 연구실적 확대 보고는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시저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시저가 추궁하니까 바람피운 일이 없다고 했는데, 시저의 아내는 바람피운 일이 없어도 바람피웠다고 이야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주호영 의원

"표절이라든가 논문 이중 게재의 문제라든가 연구비 수령의 문제라든가 정말 황당하고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세상에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 돌아다니는…" -김 부총리


당시 주 의원은 "외국의 경우 법무부장관하고 교육부장관은 능력도 고려하지만 특별히 윤리적인 측면도 많이 본다고 한다"며 "이런 의혹이 부총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자체가 벌써 부총리의 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청와대의 인사 풀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 발언도 있었다. 현재 청와대의 인사 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교육부총리께서는 열린우리당과 현 집권층 내에 아니면 우리나라 교육계에 교육부총리가 생각하는 교육개혁을 능히 행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전혀 없는 유능한 인사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느냐. 누가 있느냐" -정문헌 의원

"인사 파일을 다 가지고 있지 않은데 제가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겠느냐" -김 부총리

"인사 파일을 안 들여다보고 이분의 교육철학이 지금까지 어땠는지 적임자인지 충분히 아는 인사들이 지금 열린우리당과 현 집권층에 아무도 없나. 그래서 온 국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굳이 하셔야 되는 상황이냐. 본인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 의원

김 부총리는 이 회의 후 하루만에 스스로 사퇴를 표명했다. 임명 1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는 이후 인터뷰들에서 "2차 청문회에서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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